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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백화점업계 ‘끝모를 추락’

등록 2010-01-27 20:39

긴자 입구에 있는 유라쿠쵸마리온의 전경.
긴자 입구에 있는 유라쿠쵸마리온의 전경.
긴자 세이부점 올안 폐점
불황 속 고가정책 고수탓
‘10곳 가운데 9곳’ 꼴 적자
일본 도쿄의 대표적 번화가인 긴자 지역이 시작되는 유라쿠쵸에 서면, 긴자의 랜드마크 건물 가운데 하나인 거대한 마리온 빌딩이 눈에 들어온다. 한때 젊은 여성들의 패션 상징이었던 세이부 백화점 유라쿠점이 들어있는 곳. 하지만 이 백화점이 올해 안에 폐점 방침을 굳혔다고 일본 언론들은 27일 보도했다.

세이부 백화점을 운영중인 일본 최대유통업체인 세븐 앤 홀딩스는 “장기화하는 소비불황의 영향으로 적자가 속출해 올해도 영업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유라쿠쵸점은 1984년 미쓰코시 등 전통있는 백화점이 밀집된 긴자에서 문을 연 뒤 한때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모았으나 값싸고 실용적인 것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리먼브러더스 쇼크가 발생한 2008년 가을 이후 매출이 매달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10% 줄어들었다.

일본 백화점들은 빙하기를 맞았다. 다른 백화점도 각종 세일행사와 식품판매 확대로 근근이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긴자의 다른 백화점을 가봐도, 약속장소로 인기있는 백화점 정문이나 지하 식품매장만 바글바글하다.

일본 백화점협회의 자료를 보면 2009년 전국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0.1% 감소한 6조5842억엔으로 24년만에 7조엔 이하로 떨어졌다. 매출감소는 13년째 진행중이다. 지금 추세라면 수년 안에 5조엔 이하로 매출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일본의 백화점 90% 정도가 적자다. 1위 백화점인 미쓰코시도 전년 대비 8.2% 매출이 감소했다. 이미 ‘폐점세일’에 들어간 이세탄 기치죠지점 등 올해에만 전국적으로 9개 백화점 점포가 문을 닫을 전망이다. 경기상황에 따라서는 문을 닫는 점포가 역대 최다였던 2000년의 11개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일본 백화점의 몰락은 소비부진을 부채질하는 디플레이션의 장기화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값싼 물건을 찾는 소비자의 절약심리에 발맞추지 못한 채 명품 등 고품질·고가격 정책을 고수한 탓이 크다. 세계 1위인 일본 명품시장 규모도 매년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1조엔 이하로 줄어들었다.

반면 유니클로나 스웨덴의 ‘에이치 앤드 엠’ 같은 패스트패션 매장들이 줄줄이 긴자로 진출하며 큰 인기를 끌어, ‘긴자=백화점거리’라는 등식도 무색해지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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