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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인터뷰] “한-일간 화해돼야 진정한 우호협력 가능”

등록 2010-05-10 20:47수정 2010-05-10 22:18

김영호 유한대 총장 “뜻있는 분들 자발적 참여”

10일 ‘한국병합 100년 한-일 지식인 공동성명’을 주도한 김영호 유한대 총장은 이날 <한겨레>와 만나, “불가능해 보이던 공동성명이 나온 것은 한일병합조약의 무효를 선언하고 일본이 사죄하는 게 가능함을 보여줬다”며 “한일 간 화해가 돼야 아시아에서 진정한 우호협력이 가능하고 아시아의 미래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을 마련한 취지는 무엇인가?

“올해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고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의 해여서, 뜻있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모였다.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정부와 일체 협의를 하지 않았다. 한국 쪽에서 발동을 걸었고, 성명서는 일본 쪽이 주로 만들었다. 한국 식민통치를 합법화시켜놓고 일본의 진정한 사죄는 있을 수 없다. 이번 성명은 한일병합조약이 불법적이고 무효라는 뜻을 분명히 담았다. 한일공동역사연구위원회에서 합의하지 못한 부분을 합의했고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영향력은 크다.”

-공동성명 마련 과정에서 난관은?

“의견을 종합하고 연결시키는 작업이 복잡해 수많은 회합이 이뤄졌다. ‘불의부당하고 그래서 원천무효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었고, 이 때문에 저명한 일본인 지식인 몇명이 서명참여를 취소하거나 서명하지 않았다.”

-한일병합조약이 ‘불법’이라고 명시하지 않았고, 일본에서는 비판적 지식인 중심으로 참여한 한계가 보인다.

“원천무효라는 표현에 불법이라는 뜻을 명확히 담고 있다. 일본 쪽 지식인도 그만큼 노력했다. ‘결정적인’ 대신 ‘중대한’ 결점과 결함, ‘불법’ 대신 ‘불의부당’하다는 표현으로 결론난 것이 아쉬워 울기도 했다. 개념과 용어, 주장에 있어 우리의 관점을 반영하려 무척 애를 썼다. 일본 쪽 지식인이 훨씬 어려웠으리라 생각하며 경의를 표한다.”


-앞으로 계획과 희망은?

“올해 말까지 학문적 단위에서 많은 모임이 있을 것이다. 2, 3차 서명에서 일본과 한국 모두 서명자가 500명 정도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양국 지식인 지혜의 성과”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1997년, 북한과 일본의 학자 10명씩이 참가한 공동성명을 이끌어낸 적이 있다. 이번 한-일 지식인 공동성명에 대해 그는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내용을 담았다”고 평가하고 “일본 쪽 서명자를 500명으로 늘려 7월에 정부에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동성명의 가장 큰 의미는 무엇인가?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일본과 한국의 지식인들이 병합에 이르게 된 역사적 과정, 병합조약의 평가에 대해 합의를 해서, 한일기본조약 제2조(‘한일병합조약 및 그 전에 체결된 조약은 이미 무효다’는 내용)에 대한 해석의 통일을 꾀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일 양국간 역사인식의 통일로 나아가는 데 가장 큰 진전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성명문안에서 한국쪽과 견해가 달랐던 부분은?

“크게 두 군데였다. 우리는 배상책임을 공동성명에 넣자고 했다. 결국 그렇게 했다. 한국쪽은 합병조약에 대해 불법이란 표현을 쓰자고 했는데, 최종문안에는 형식과 절차에 중대한 결점과 결함이 있다고 표현했다. 한국 쪽이 유연하고 대범한 태도를 보여줘서 진지하게 논의를 진척시킬 수 있었다.”

-성명의 내용에 아쉬운 점은 없는가?

“성명에 문제점이 남아있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한일 양국 지식인들의 지혜의 성과로서, 현 시점에서는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최상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정치상황 등을 볼 때 성명이 큰 영향을 미치기에는 시기가 썩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 정부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은 일본 정부가 혼란을 겪고 있지만, 8월에 한일병합 100년에 즈음한 총리 담화를 발표한다면 거기에 (이번 성명이) 참고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일본 쪽 지지 서명자를 500명 정도까지 늘려서, 7월에 일본 정부에 낼 계획이다. 그 밖에도 양국 공동 기획을 진행시켜나가려고 한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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