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나설 참의원 54명 중 지지의원은 7명뿐
각료들은 옹호…오자와 간사장 선택에 달려
각료들은 옹호…오자와 간사장 선택에 달려
야나기다 미노루 참의원은 “총리가 아무리 옳은 얘기를 해도, 이제 국민이 믿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기나 쇼키치 참의원은 “퇴진하든가 내각을 재정비하든가,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7월 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일본 민주당 참의원들은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를 앞세워서는 선거에서 참패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지 문제로 사민당이 연립을 이탈한 뒤 내각 지지율은 17%(<아사히신문>)까지 떨어졌다. 총리가 퇴진해야 한다는 여론은 최고 63%(<니혼게이자이신문>)까지 올라갔다. 추락한 민주당 지지율은 이제 자민당과 비슷해졌다. 이런 상태라면 이번 선거에서 당선자가 2명 이상인 선거구에 2명의 후보를 내 모두 당선시키려던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의 선거전략은 오히려 패착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비례대표 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은 일부 조사에서 자민당에 뒤지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민주당에선 하토야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7월 선거에 나설 참의원 54명을 대상으로 31일 조사한 결과, 응답자 43명 가운데 9명이 “하토야마가 선거 전에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1일 전했다. 총리를 지지한 사람은 7명에 그쳤고, 13명은 은연중에 자발적 퇴진을 요청했다. 들끓는 참의원들은 고시이시 아즈마 참의원 의원회장에게 일단 대응을 일임했다. 각료들은 하토야마 총리를 일제히 옹호하고 나섰다.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간 나오토 부총리 겸 재무상과 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상 등 모든 각료가 하토야마 체제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신당 대표인 가메이 시즈카 금융상도 “바꾼다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며 하토야마 체제를 지지했다. 당과 각료의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정국의 향방을 가를 열쇠는 당내 최고실력자 오자와 간사장이 쥐고 있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하토야마 총리는 전날 오자와 간사장과 고시이시 참의원회장을 만나,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뜻만 짧게 전달했다. 이는 퇴진론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아침에도 총리직 유지 의사를 분명히 한 하토야마는 오후 들어서는 말을 조금 바꿨다. 구제역이 퍼진 미야자키현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분골쇄신 일하고 있으나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반성하면서 오자와 간사장과 논의해 확실한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6시 하토야마-오자와-고시이시 3자 회동에서도 뚜렷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야당은 하토야마가 물러나지 않을 경우 참의원에 총리문책 결의안을, 중의원에 내각 불신임안을 내 여론몰이를 가속할 계획이다. 여야 의석수가 거의 비슷한 참의원에서는 반란표가 나올 경우 총리문책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하토야마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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