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지지율 추락 무서웠다”…차기총선출마는 안해
취임한 지 8개월여 만에 물러나 일본 역대 총리 가운데 다섯번째로 단명했던 하토야마 유키오(사진) 전 총리가 “사임 표명이 후텐마기지 이전 문제를 결정지은 것과 시기는 겹치지만, 사임 결정은 어머니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았던 일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8일치 <아사히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임기 동안 정책실현과 지지율은 별 상관이 없었다”며 “(정치자금 문제로) 70%에 이르던 지지율이 반으로, 3분의 1로 떨어지자 그때부터 사임을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면 언론이 이를 바탕으로 정권을 비판하고, 그러면 다시 지지율이 떨어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무서웠다”고 덧붙였다. 하토야마 내각 지지율은 사임 직전 10% 후반까지 추락한 바 있다.
그는 실제 사임 표명을 앞두고 일주일에서 열흘 가량 고민했으며, 사임 발표 이틀 전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을 5분간 만났을 때 사임할 뜻을 밝혔고, 다음날 30분 가량 만나서는 “간사장도 함께 사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바로 동의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간사장 동반 사임 이야기를 꺼낸 것은 나였지만, 오자와 간사장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누가 먼저 말했느냐는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고시마현의 도쿠노시마를 한때 후텐마 기지의 대체지로 검토하면서 정치가에게 의존해 물밑에서 일을 진행하려 한 데 대해 “확실히 방법이 치졸했다”며 “좀 더 정면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도쿠노시마를 왜 검토하는가에 대해 의논했다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후텐마 기지 문제로 인한 사민당의 연립 이탈과 관련해서는 “오자와 전 간사장은 사민당이 연립을 이탈해도, 연립에 남아있어도 정권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중의원 임기만 채우고 차기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을 뜻을 이미 밝힌 하토야마는 “전직 총리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의원 배지가 있든 없든 하고 싶은 일은 국제관계 업무”라고 말했다. 그는 “영토 문제가 걸린 일-러관계, 한-중-일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공동체 문제에 몰두하고 싶다. 요청이 있다면 이런 외교 문제에 몸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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