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수 토론회서 야당에 난타
자민은 고이즈미 후광 효과
자민은 고이즈미 후광 효과
4일 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주최로 열린 ‘9당수 토론회’는 7·11 참의원 선거가 ‘민주당 대 모든 정당’의 대립 구도로 치러지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줬다. 선거 공시 이후 처음 열린 이날 당수토론회에서 간 나오토 총리를 뺀 8명의 당 대표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간 총리의 소비세 인상 검토 공약에 맹공을 퍼부었다.
취임한 지 한달도 되지 않은 간 총리는 ‘소비세 인상’을 거론함으로써 이번 선거를 자신이 주도하는 선거로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간 총리는 4년간 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던 민주당의 기존 공약을 흔들었고, ‘자민당의 10%안’을 참고하겠다고 밝혔으며,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 환급방안을 제시하며 선거의 중심에 확실히 섰다.
하지만 우군은 어디에도 없다.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국민신당은 처음부터 소비세 인상에 강하게 반대했고, 한때 연립여당이던 사민당도 마찬가지다. 제1야당 자민당은 “민주당의 공약을 다 이행하려면 소비세 10%로는 어림없다”고 비판한다. 공명당과 다함께당은 “소비세를 인상하면 경기가 나빠진다”고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 일부에서도 ‘성급했다’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간 총리는 선거가 끝난 뒤 세제 개편 논의에 초당파적인 참여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에 호응하는 정당도 없다.
소비세 논란에 묻혀 인물이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 이번 선거에서 간 총리의 대척점에는 고이즈미 전 총리가 서 있다. 지지율이 좀체 오르지 않는 자민당은 고이즈미 전 총리의 차남 고이즈미 신지로(29) 중의원을 거리유세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나가사키 지사 선거 때 25차례 거리유세에 나서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등 대중 동원력을 보여준 바 있다. 다함께당의 부상도 ‘고이즈미 향수’와 무관하지 않다. ‘고이즈미식 개혁’을 더 철두철미하게 관철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다함께당은 창당 1년 반만에 치르는 이번 선거에서 10석 안팎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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