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 선거결과와 정당별 의석
“간 나오토 총리는 참의원 선거로 국민의 신임을 묻겠다고 한 만큼, 국민의 뜻을 받들어 중의원을 해산해야 한다.”
민주당 참패, 자민당 압승의 선거 윤곽이 드러난 11일 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총선에 참패한 뒤 쪼그라들기만 하던 자민당이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낸 순간이었다. 자민당은 일부에서 거론되는 민주당과의 ‘대연립’를 분명히 거부했다. 이시바 시게루 정조회장은 “정책별 협력은 있어도, 연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자민당은 ‘반민주당’ 공조를 위해 3당 국회대책위원장 회의를 서둘러 열자고 제안했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도 민주당과의 연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당 정권에) 레드카드를 날렸고, 그 결과 여당의 과반수 붕괴를 이끌어냈다. 그런 상대와 연립을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은근히 기대를 걸었던 다함께당도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와타나베 요시미 다함께당 대표는 12일 “민주당과의 연립은 있을 수 없다”며 “간 총리는 퇴진하는 것이 민의에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제도 개혁법안은 자민당과 협력할 것”이라며, 민주당과의 정책협력 가능성의 여지도 좁혀놓았다.
자민당(84석)과 공명당(19), 다함께당(11석)의 참의원 의석은 모두 114석으로 민주당(106석)과 국민신당(3석) 연립의 109석을 5석 웃돈다. 이들 3개 정당이 모두 연립 참여를 거부한 이상, 민주당이 연립을 통해 참의원 과반수를 확보하기는 어려워졌다.
간 나오토 총리는 12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정책적으로 공동작업을 진행시켜 가겠다”며 정책 사안별로 야당의 협조를 얻을 뜻을 밝혔다. 그러나 거대 야당들이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 민주당에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 정권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자민당의 경우 후쿠다 내각과 아소 내각 시절, 16개 법안이 참의원에서 부결돼 중의원 3분의 2 찬성으로 재가결 과정을 거친 일이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