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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전문가 평가 “일보가 아닌 반보 전진”

등록 2010-08-10 19:44수정 2010-10-27 14:26

“한일병합 원천무효 언급됐어야”…한국정부도 노력 부족
사할린 한국인 지원 약속 등은 긍정적 평가 “성의표시는 한 셈”
“일보 전진은 아니고 반보 전진이다.”

한일합병 조약이 원천무효라는 내용의 한일 지식인 공동성명에 참여했던 김영호 유한대 총장은 10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한일합병 100주년 담화를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김 총장은 간 총리가 담화문에서 “한국인들의 뜻에 반하여 이뤄진 식민지 지배”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 한일합병 조약의 불법성의 한 측면을 건드리기만 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일정 정도 긍정적이지만 원천무효에 대한 직접 언급은 결국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 총장 등 한국과 일본의 지식인 200여명은 지난 5월, 1910년 체결된 한일합병 조약은 ‘불의·부당한 것으로 원천 무효’라는 내용을 뼈대로 한 ‘한일합병 100년 한일 지식인 공동성명’을 서울과 도쿄에서 동시에 발표했다.

김 총장은 한국 쪽의 노력도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 언론과 국회, 정부 차원에서 일본에 수준 높은 압력을 넣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우리 국회 차원에서 결의문을 발표할 수도 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김 총장은 한일 지식인 공동성명을 지지하는 해외 지식인 성명 발표 등을 통해 한일합병 조약이 원천무효임을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지난달 29일 중국의 일본사학회가 지지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중국 조선사학회와 동남아 지식인 사회에서도 지지 성명이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1992년부터 한일합병 조약의 불법성을 천착해 온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국사학)는 “일본의 국내적인 정치 상황과 연결된 탓이겠지만 한일합병 100주년의 중요성에 견줘 일본이 너무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 것 같다”며 “‘일본은 결국 이 정도 밖에 안 되는가’하는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간 총리의 담화가 아쉽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일본연구소장)는 “이번 담화로 한일합병 조약이 강제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암시했다”며 “아쉽지만 성의 표시는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한국을 특정해서 이번 담화를 발표했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간 총리가 당 안팎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도 한일합병 100주년에 담화문을 발표한 것 자체가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간 총리는 9월 민주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있다. 민주당 보수파와 자민당에선, 이번 담화로 인해 한국에 대한 배상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로 담화문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연구원은 “한일합병 조약이 강제적인 성격이라는 내용은 일본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논쟁이 있더라도 용기를 갖고 강제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진 연구원은 “이번 담화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번에 물길이 트이면서 선순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담화를 한국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일정 정도 화답해주면 일본 정부도 일본 내 우익을 설득하는 재료가 된다”고 말했다. 진 연구원은 일본이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담화릍 통해 사할린 한국인 지원,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반환 지원을 천명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조기원, 길윤형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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