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다시 기업돈 받기로
지난해 총선에서 ‘기업·단체의 정치헌금을 금지하겠다’고 공약했던 일본 민주당이 집권 1년여 만에 기업의 정치헌금을 다시 받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26일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 주재로 상임간사회의를 열어, 기업·단체의 정치헌금을 받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공약으로 ‘기업·단체의 정치헌금 및 이들에 대한 파티권 판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도 이를 거듭 약속했다. 실제로 지난해 집권 뒤 정치헌금을 희망하는 기업이나 단체가 증가했지만 자숙한다는 뜻에서 지금까지 정치헌금을 받지 않아왔다. 하지만 야당과 정치자금법 개정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이번에 잠정조처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사업 수주계약액이 건당 1억엔 미만인 기업과 단체가 내는 정치헌금을 받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의 이런 조처는 내년 통일지방선거를 앞두고 자금 사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008년 기준 정당운영비 142억엔 가운데 80%를 정부교부금에 의존하고 있어, 50%인 자민당보다 세금 의존도가 매우 높다. 민주당은 기업·단체보다는 개인헌금이 활성화되기를 바라지만, 이는 뜻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기업·단체의 정치헌금을 받기로 하자, 재계단체인 경단련(게이단렌)은 환영하고 나섰다. 하지만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의 정치자금 의혹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과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자민당 등 야당은 ‘공약 위반’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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