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 “시코탄섬에 갈 것”…일본 항의에 경고 뜻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일 방문한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 섬 옆의 시코탄 섬과 하보마이 군도 방문도 계획하고 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라브로프 장관이 2일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늘 아침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쿠나시르 섬 방문에 만족의 뜻을 밝히면서 ‘작은 쿠릴’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작은 쿠릴’은 시코탄 섬과 하보마이 군도를 뜻한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아사히신문>은 또 빅토르 이샤에프 러시아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사도 “대통령이 이투루프(일본명 에토로후) 섬과 시코탄 섬도 방문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일본 간 영토분쟁이 있는 쿠릴열도 남쪽 4개 섬 가운데 시코탄 섬과 하보마이 군도는 1956년 양국 공동선언에서 러시아가 평화조약이 체결되면 일본에 반환할 뜻을 밝혔던 곳이다. 따라서 라브로프 장관의 이날 전언은 러시아가 두 섬도 적극적으로 반환할 뜻이 없음을 내비치면서, 메드베데프의 쿠나시르 방문에 대한 일본의 항의에 강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라브로프 장관이 “일본 쪽 감정이 고양돼가는 것을 염려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보좌관이 “13~14일 요코하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자리에서 양국간 정상회담이 열리는 데는 장애가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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