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79%, 87%가 불신 나타내…‘센카쿠 충돌’로 감정 악화
지난 9월7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양순시선이 충돌한 사건 뒤 양국 국민간 불신이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센카쿠 열도 충돌 동영상의 인터넷 유포 뒤 일본에서 반중국 시위가 벌어지는 등 사태 수습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 <신화 통신>이 발행하는 주간지 <랴오왕둥팡>과 함께 지난달 하순 양국 국민 각 1000여명을 상대로 전화설문조사를 했더니, 중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일본인이 87%, 일본을 불신한다는 중국인이 79%에 이르렀다고 7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가을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일본인 69%, 중국인 63%)에 견줘, 감정이 매우 나빠진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인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중국이 경제·군사력을 배경으로 다른 나라에 외교적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불안을 느낀다”는 대답이 89%에 이르렀다며, 군사적 위협을 느끼는 나라로 중국을 꼽은 사람이 79%로, 북한(81%)에 거의 육박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국간 국민감정이 나빠진 가운데, 센카쿠 열도 선박 충돌 장면을 담은 일본 해상보안청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며 양국간 외교적 갈등은 당분한 수습하기가 어렵게 됐다.
일본 보수단체 ‘간바레 닛폰’은 6일 히비야공회당에서 집회를 열어, 중국의 센카쿠 열도 영유권 주장을 규탄하는 한편, 정부의 나약한 외교 자세를 비판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집회에 4600명 가량(주최 쪽 추산)이 모여, 1시간가량 긴자와 오테마치 등 거리를 행진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공개된 동영상으로 볼 때 중국 어선이 일부러 일본 해양순시선에 충돌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이런 사실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동영상을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아왔다. 일본 정부는 유출된 동영상이 오키나와현 이시가키 해상보안부에서 검찰·재판소 제출용으로 편집한 여러 동영상 가운데 한편이라고 보고 있다. 이시가키 해상보안부에서는 이 자료를 보관해온 컴퓨터에 보안을 걸어두지 않아, 누구나 열람하고 복사할 수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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