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약탈 도서 1205책 돌아온다

한-일 외교장관 합의…조선왕실 의궤 포함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빼앗아간 조선왕실의궤 등 일본 궁내청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 1205책이 한국으로 돌아온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8일 “김성환 장관이 오늘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과 전화통화를 해 도서 반환에 관한 실질적인 합의에 이르렀다”며 “의궤 167책, 대전회통 1책, 증보문헌비고 99책, 규장각의 기타 도서 938책 등 모두 1205책을 돌려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일 외무장관은 13~14일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 기간에 이와 관련한 ‘도서 협정’에 공식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협정 발효 뒤 6개월 안에 도서를 한국 쪽에 인도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반환 도서에는 그동안 관심을 모았던 ‘제실도서’(의학과 관습, 군의 역사를 소개한 책)와 ‘경연’(조선왕조의 제왕학 강의)은 포함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경연은 식민통치 이전부터 일본에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한 뒤, 제실도서와 관련해선 “제실도서라는 도장이 찍혔다는 이유만으로 조선시대 것이라고 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도서 반환은 내년 상반기쯤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도서 반환은 일본 입장에선 국유재산 반출이기 때문에 국회의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일본 국회 일정에 비춰볼 때 올해 안에 돌려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인 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