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발굴조사기관, 오판에 사죄
“젊은 연구원들 실수”…고고학계 파문
“젊은 연구원들 실수”…고고학계 파문
일본 나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7월 나라현 가시하라시의 후지와라궁(694~710년) 터에서 나라시대 왕의 즉위식을 거행한 다이죠궁일 가능성이 있는 건물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발굴조사 결과 대로라면, 일왕 즉위식 행사인 다이죠제를 위해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다이죠궁 유적이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나라문화재연구소는 19일 “발표 내용은 잘못됐다”고 밝히고 사죄했다. 이 연구소는 헤이조궁 터 발굴을 담당하는 등 일본에서 손꼽히는 발굴조사기관으로, 발굴 성과를 정면으로 뒤집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연구소는 “지난 7월 발표할 때 당시 건물 기둥을 세운 유구 42개가 발견됐다고 밝혔으나, 검증 결과 그 가운데 35개는 단순한 구덩이로 판명됐고, 후지와라에 도성이 있을 무렵의 유구는 1개뿐이었다”며 “(과거에) 건물이나 담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토층에 대한 판단은 어려운 데 검증이 불충분한 상황에서 공표가 이뤄졌다며, 작업에 임한 발굴 경력 2년차의 젊은 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3명이 오판을 했다고 설명했다.
후지와라궁에서는 “몬무천황(재위 697~707년)과 겐메이천황(재위 707~715년)이 즉위식을 했다”는 기록이 <속일본서기>에 있어, 발굴단은 왕 즉위식을 여는 다오죠궁의 발굴에 초점을 맞춰왔다.
<산케이신문>은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놓았던 것은 아니냐’는 등 의문을 제기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일본의 대표적인 연구기관의 중대한 판단착오가 고고학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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