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총선때 후보 91명에 60억원 지원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대표의 정치자금 관리 단체 ‘리쿠잔카이’가 지난해 9월 총선을 앞두고 오자와가 미는 91명의 후보에게 모두 4억5000만엔(약 6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옛 파벌 수장의 행태로 비치는 이런 자금 지원은 오자와 전 대표에게 부정적인 여론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총무성이 공개한 2009년 정치자금수지 보고서를 보면, 리쿠잔카이는 지난해 7월21일부터 8월17일 사이 민주당 중의원 후보 91명에게 1인당 200만~500만엔씩 모두 4억4900만엔을 나눠줬다. 돈을 지원받은 사람은 정치 신인 52명과 하라구치 가즈히로 전 총무상 등 친오자와계 의원들이다. 이 자금은 당의 공식 지원과는 별도로 도쿄 시내 호텔과 리쿠잔카이 사무실 등에서 비서가 봉투에 담아 전달했다.
리쿠잔카이는 자금 지원 직전인 7월21일 오자와 전 대표에게 3억7000만엔을 빌렸다가 이튿날 오자와계의 다른 정치단체인 ‘개혁포럼21’로부터 3억7000만엔을 기부받아 갚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혁포럼21은 1994년 오자와 전 간사장이 이끌던 신생당 해체 때 남은 정치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정치단체끼리는 헌금액이 5000만엔까지로 제한되는 점을 피하기 위해, 민주당 이와테현 제4총지부를 거쳐 ‘우회 헌금’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9월 당대표 선거에서 간 나오토 총리를 지지한 한 초선의원의 경우, “간 총리를 지지할 거라면 총선 때 받은 돈을 돌려달라고 (오자와계 의원에게)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오자와 전 대표가 대표를 맡고 있는 민주당 이와테현 제4총지부는 오자와 쪽 3개 정치단체에 대한 기부금 7400만엔을 정치자금 수지보고서에서 누락시켰다가 11월30일 뒤늦게 정정신청을 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