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지도선 파견해 외국배도 감시”…양국 또 난기류
일본이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해양 진출에 초점을 맞춰 대응하기로 하는 내용의 새 방위정책 방향을 확정하자, 중국도 양국간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어업지도선을 상시 배치하기로 하는 등 맞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9일 “중국 농업부 어업정책국의 고위관리가 18일 인터뷰에서 중국이 센카쿠열도에 어업지도선을 상시배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며, “(그는) 이런 조처는 중국의 해양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당연한 권리이고, 앞으로 대응을 완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9월 중국 어선과 일본 해양순시선의 충돌 사건 이후 한동안 어업지도선을 센카쿠열도 주변에 파견해, 일본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은 센카쿠열도에 2580t급 중국어정 310호 등 1000t급 이상 대형 지도선을 상주시키기로 했다”며 “지난달 하순 센카쿠열도 주변 전해역을 돌아본 중국어정 310호는 퇴역한 군함을 개조해 지난 9월 완성한 것으로, 1300여척의 중국 어업지도선 가운데 가장 빠른 시속 22노트의 속도로 항해할 수 있고 처음으로 헬기 2대를 탑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어업지도선은 중국이 주장하는 영해 안에서 중국 어선의 보호와 관리, 외국 배에 대한 감시 등을 담당한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이 지난 17일 냉전시대 소련의 위협에 초점을 맞추던 방위정책을 중국을 겨냥하는 쪽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새 방위대강계획을 각료회의에서 확정하자, 중국은 외교부와 관영언론을 통해 강한 어조로 일본을 비판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19일치 사설에서 “일본의 신방위대강은 일본이 여전히 냉전적 사고에 빠져 있음을 보여줬다”며 “역사가 증명하듯 중국은 평화적 발전의 목표를 고수하고 있으며, 방위적 성격의 국방정책을 추구해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장위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 각료회의 직후 “개별 국가(일본)가 국제사회의 대표인 것처럼 자처하면서 무책임한 태도로 중국의 발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할 권리가 없다”며 “우리는 어떤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토문제로 양국이 갈등하면서, 상대국에 대한 양국 국민의 감정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 10월 하순 1800여명을 대상으로 외교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에 친밀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대답이 77.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에 견줘 19.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1978년 여론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도쿄 베이징/정남구 박민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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