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2위 내줘…5분기만에 마이너스성장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7.4% 추월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른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일본의 경제 규모가 세계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은 것은 42년 만의 일이다.
일본 내각부는 14일 2010년 일본의 국내총생산(속보치)이 전년에 견줘 1.8% 늘어난 479조2231억엔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를 국제 비교가 가능한 달러로 환산하면 5조4742억달러다.
이에 앞서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이 5조8786억달러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일본보다 4000억달러(7.4%)가량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1968년 옛 서독을 제치고 경제 규모 세계 2위의 자리에 오른 지 42년 만에 그 자리를 중국에 내주게 됐다. 중국은 최근 10년간 연간 10% 안팎의 성장을 계속해 2009년 독일을 제치고 3위에 오른 데 이어, 마침내 일본까지 제쳤다. 미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 14조6602억달러로 변함없는 세계 1위다.
일본은 지난해 9월까지는 엔화 강세로 달러 환산 국내총생산이 중국보다 많았으나 10~12월 분기 국내총생산이 전기 대비 0.3% 감소하면서 중국에 뒤쳐졌다. 일본의 마이너스 성장은 5분기 만이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이날 “중국의 경제발전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1인당 국내총생산은 여전히 일본이 10배가량 많은 점을 들어 “주변국의 경제발전을 잘 활용해 다음 세대에 지금의 풍요를 착실히 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언론들은 이날 일본의 국내총생산 발표를 별다른 논평 없이 자세히 보도했다. 현대국제관계연구원 일본연구소의 마쥔웨이 부소장은 <신경보> 인터뷰에서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일본에 크게 뒤처져 있으며, 진정한 세계 양대 경제국이 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베이징/정남구 박민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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