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104만엔 수수” 보도에
총리 “외국인인줄 몰라” 해명
일 외상 이어 사퇴압박 거셀듯
총리 “외국인인줄 몰라” 해명
일 외상 이어 사퇴압박 거셀듯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이 재일한국인한테 헌금을 받은 일로 사임한 가운데, 간 나오토(사진) 총리도 재일한국인한테 정치헌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야당은 “진상을 조사해 스스로 결단하라”며, 총리 퇴진을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1일 간 총리의 정치자금관리단체가 재일한국인으로부터 2006년부터 2009년 사이 104만엔(약 1400만원)의 헌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헌금자는 요코하마 상은신용조합(현 중앙상은신용조합)의 전 비상임이사인 재일한국인이라고 전했다.
간 총리는 이에 대해 이날 오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지인을 통해 알게 돼 낚시와 식사를 함께 하는 등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며 정치헌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일본 국적이 아니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조사해서 외국인임이 밝혀지면 받은 돈은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는 말로, 이 일로 사임하지는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오자와 이치로 전 대표의 정치자금 의혹을 공격해온 간 총리는 궁지에 몰렸다. 야당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자민당은 “철저히 조사해서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고, 사죄하고, 스스로 진퇴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공명당도 “총리는 외상보다 훨씬 책임이 무겁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진퇴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마에하라 외상은 스스로 판단해서 사임했지만 총리의 경우는 다르다”고 변호하고 있다. 그러나 간 총리에게 헌금한 사람이 외국인임을 간 총리가 알만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야당이 이를 빌미로 총리문책 결의안을 내더라도 간 총리의 거취는 위태로워진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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