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북부 대지진 피해 현황
1시간에 3대…초초한 기다림
주유소·가게 줄도 점점 길어져
주유소·가게 줄도 점점 길어져
센다이 탈출 행렬
일본 도호쿠 지방의 최대 도시이자 3대 마쓰리로 유명한 센다이. 이 살기 좋던 도시는 이제 이곳을 탈출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이다. 15일 미야기현 센다이시에 있는 미야기현 청사 앞 버스 정류장에선 주민 수백명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인근 야마가타현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기 위한 것이다. 미리 표를 예약할 상황들이 아니라, 버스 앞에서 승무원이 돈을 받아 그자리에서 거스름돈을 건네주고 있었다.
센다이 공항은 여전히 물에 잠겨 폐쇄중이지만, 야마가타현은 국내선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공항이 운영되고 있다. 산맥이 가로지른다고는 하나 미야기현과 바로 옆에 붙은 야마가타현의 상황은 지금 하늘과 땅 차이다.
차를 기다리던 한 청년은 “버스에 타려는 이들이 어제 오후부터 수백명으로 늘어났다”며 “나는 우선 야마가타에 있는 친척 집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후쿠시마현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 오염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직접적으론 당장 센다이 시내에서도 식료품과 기름 등이 떨어지고 여진 등에 대한 우려가 커 보였다. 시외버스를 운영하는 미야기교통 관계자는 “정규편과 임시편을 합쳐서 1시간에 3대 간격으로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금 외곽으로 나갔는데도 주유소에 기름을 넣기 위해 차량들은 30분 이상씩 줄을 서 있는 모습이었다. 돈을 낸다고 기름을 가득 채워주지도 않는다. 한번에 기껏 넣을 수 있는 것은 13ℓ 정도다.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름을 나누기 위한 것이다. 한 여성은 “그래도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식료품을 구하려는 센다이 주민들의 행렬도 전날보다 훨씬 길어졌다. 미야기현 청사 부근의 한 식료품 가게 앞에는 오전 한때 대기 행렬이 1㎞ 가까이 늘어선 모습도 보였다.
한편 센다이총영사관에는 이날 오전까지 귀국을 원하는 우리 국민 230∼240여명의 신청이 접수됐고, 이중 109명을 니가타공항 등으로 이동시켰다고 덧붙였다.
센다이/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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