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반핵운동 ‘원자력정보실’ 반 히데유키 공동대표
일 반핵운동 ‘원자력정보실’ 반 히데유키 공동대표
평상시 20배서 현재 0.07마이크로시버트로 낮아져
친환경적 재생 에너지와 철약 시스템에 집중해야
“안정성 허구 드러난 원전, 실제로는 경제성도 없다.”
평상시 20배서 현재 0.07마이크로시버트로 낮아져
친환경적 재생 에너지와 철약 시스템에 집중해야
“안정성 허구 드러난 원전, 실제로는 경제성도 없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 발전의 안전이 확보돼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번 사태로 원전 운영이 얼마나 안이하게 이뤄졌는지 드러났다.”
17일 도쿄 신주쿠의 시민단체 ‘원자력자료정보실’의 사무실에서 반 히데유키(59·사진) 공동대표를 만나는 동안 언론사와 시민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소리가 끊임없이 울려댔다. 지금 일본 인터넷엔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의 발표는 못 믿겠다. 원자력자료정보실을 보라’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1975년 일본의 과학자이자 대표적인 반핵 운동가인 다카기 진자부로(1938~2000)가 창설한 이 단체는 매일같이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대한 실상과 문제점을 알리는 글을 올리고 있다. 일본이 반핵운동의 전통이 깊다고는 하나, 원전 중심의 전력개발이 대세가 되며 정부와 전력회사로부터 무시와 비난의 대상이던 이 단체에 새삼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고 이후 매일 실시간 중계되는 이 단체의 인터넷 기자회견에는 일본 안팎에서 동시에 5000명 이상이 접속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보실은 지난 14일부터 도쿄 시민들에게 방사선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1시간 단위로 신주쿠의 사무실 실내에서 방사선량을 측정해 누리집(cnic.jp)에 올리고 있다. 지난 15일부터는 사무실 근처 교차로에 설치한 실외 측정기 수치도 발표하고 있다. 원자력자료정보실이 지난 15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실내에서 측정한 결과를 보면 방사선량이 0.17~0.21마이크로시버트까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17일 오후 2시엔 실내 측정 기준으로 0.07~0.08마이크로시버트로 평상시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고 반 대표는 설명했다. “지금 당장은 괜찮다. 하지만 문제는 미래다. 10~20년 이후에는 암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이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이번에 여지없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원전의 경제성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원전에 여러 보조금을 집행하기 때문에 값이 싸보이는 것일 뿐이다. 실제로는 결코 저렴하다고 할 수 없다”며 “더구나 지금 같은 사태가 일어나면 엄청난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지 않느냐”고 말했다. “현재는 후쿠시마 원전에 물을 들이붓는 것 이외엔 방법이 없다. 만약 이마저 실패한다면 정말로 중대한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제2의 체르노빌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라고 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들은 일본의 원전 수출 추진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원전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확실히 처리할 방법도 없으면서 수출하는 것은 국외로 위험을 이전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반 대표는 “이번 사태로 이제 일본의 원전 수출은 끝났다고 본다”며 “(원전 운영과 수출에 대해서) 한국도 세부적 사정은 다르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비슷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대신 친환경적인 재생 가능한 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절약 시스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환경 발전 연구에 집중하고 대중적으로 여러 사람이 이용하면 비용을 낮출수 있다. 전기료를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은 수십년 전 다카기 진자부로가 했던 말을 여지없이 증명해줬다. “원자력은 끌 수 없는 불이다.”
도쿄/글·사진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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