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모두 전원 회복…위험 큰 2호기부터 가동 시도
전력 공급량·파손 장치 등 고비 많아 자칫 ‘물거품’ 우려
전력 공급량·파손 장치 등 고비 많아 자칫 ‘물거품’ 우려
전원 복구가 과연 대참사를 막을 최후의 희망이 돼 줄 것인가? 대지진 8일째, 두번째 주말을 맞은 19일 일본인들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긴장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도쿄전력은 전원복구에 박차를 가해, 이날 중으로 1, 2호기에 전원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2~6호기도 20일에는 송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4호기 모두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어 모두를 해결하기까지 위험한 상황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선 압력제어실이 손상돼 방사능 물질을 내뿜고 있는 2호기의 냉각펌프가 제대로 가동된다면 실낱같은 희망은 열린다.
도쿄소방청의 하이퍼 구조대는 이날 새벽 3호기에 살수차를 이용해 60t 가량의 물을 부은데 이어, 오후에도 물 붓기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4호기에도 자위대가 오후에 특수소방차를 이용해 물을 주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용후 핵연료가 대량의 방사능을 유출하는 최악의 상황을 저지해, 전원 복구로 사태를 해결할 시간을 벌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17일부터 송전선 가설에 나서 1, 2호기까지는 케이블을 이미 연결했다. 가장 먼저 냉각장치 가동을 시도하는 것은 2호기다. 2호기는 원자로를 덮고 있는 격납용기와 연결된 압력제어실이 일부 파손돼 방사능 물질이 외부로 유출될 위험에 처해있다. 반면 1, 3호기와 달리 상층부에서 폭발이 일어나지 않아, 펌프 계통의 전기장치가 망가지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금은 소방용 펌프로 물을 원자로에 주입하고 있지만, 전원을 이용해 펌프를 돌려 대용량의 물을 원자로와 사용후 핵연료 저장 수조에 공급할 수 있다면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식힐 수 있게 된다.
냉각장치 가동만 순조롭다면 몇 시간 안에 원자로를 식힐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 센트럴랭커셔대 소속 로런스 윌리엄스 교수는 “펌프를 작동시켜 냉각수를 노심으로 조심스럽게 서서히 끌어들이는 작업에 성공하면 앞으로 며칠 안에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에너지 전문가 마이클 젠커는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냉각장치에 전기가 공급되면 원전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원 회복은 위기탈출을 위한 ‘제1보’에 불과하다. 펌프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펌츠 자체를 냉각시킬 펌프가 움직여야 하고, 수많은 밸브들도 적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전력공급량이 냉각장치를 가동하기에 충분할 지도 미지수다. 원자로 노심으로 냉각수가 안정적으로 주입되고, 내부 온도가 상당히 내려간 것이 실제로 확인되고, 연료봉 수조에 물이 지속적으로 투입돼 온도를 떨어뜨리지 못한다면 전원 복구를 통한 해결도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4개의 발전기 가운데 2호기 하나만 회복되는 것만으로는 위기가 끝났다고 말할 수도 없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결국 방사능 참사를 막기 위해 원전을 모래와 콘크리트로 밀봉하는 최후의 수단을 써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발전기 고장으로 냉각장치 가동이 중단돼 사용후 핵연료 저장 수조의 온도가 조금 올라갔던 5호기는 6호기의 남아있는 비상용 디젤발전기를 이용해 이날 오전 재가동에 들어갔다.
전원복구를 시도하는 동안 최악의 상황을 막는 시간벌이는 일단 성공적이다. 사용후 핵연료 저장 수조의 물이 바닥나 방사능 물질이 대량 유출될 위험에 처해 있는 3호기에 대한 물 주입 작업은 한걸음씩 진화하고 있다. 처음엔 산불을 끄듯 헬기에서 공중살포를 했지만, 이제는 양수기로 물을 퍼올리듯 주입하는 길을 열었다. 위험은 여전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막아가며 외부 전원을 끌어다 냉각장치를 복구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이다.
18일 오전 정부 대책본부의 요청을 받고 원전 현장으로 긴급 출동한 도쿄소방청 하이퍼구조대는 19일 새벽 0시30분부터 3호기에 물을 주입하는 작업을 벌였다. 하이퍼 구조대는 방수구를 22m까지 공중으로 들어올릴 수 있는 사다치살수차를 이용해 물 주입 작업을 벌였다. 이 사다리살수차는 300m에 이르는 호스를 이용해 다른 소방차가 바다에서 길어온 물을 직접 빨아들임으로써, 물 주입을 쉬지 않고 20분간이나 계속할 수 있었다. 사다리살수차는 1분에 3t의 물을 뿌릴 수 있는 만큼, 이날 새벽 하이퍼구조대가 뿌린 물은 약 60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오후 자위대가 6대의 소방차를 이용해 약 50t의 물을 뿌렸지만, 이 작업에서는 수조로 흘러들지 못하는 양이 많았다. 더욱이 17일 자위대 헬기가 공중에서 4차례 투하한 물은 수조 바깥으로 대부분 날아가, 작업의 효율성이 극도로 떨어진 바 있다. 일본 정부는 3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 수조가 이미 17일께 바닥을 드러내,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 상태가 그대로 이어지면 사용후 핵연료가 파손되면서 대량의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는 참사로 이어질 위기 직전의 상황이다. 주변이 심각하게 오염되면 나머지 원자로도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 이에 따라 대책본부는 18일부터 위험을 무릅쓴 물 주입 작업을 감행하고 있다. 3호기 사용후 핵연료 수조가 만수위가 되려면 1200t 이상을 채워넣어야 한다. 연료봉을 식히려면 최소 100t은 채워넣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9일 새벽 하이퍼구조대의 물 주입 작업이 상당부분 성과를 거뒀다면, 20일 작업이 계속될 경우 ‘필요 최소한’의 수준까지는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도쿄소방청은 이날 오후 2시께 3호기에 2차 물 주입 작업을 시작했다. 도쿄소방청의 3호기 물주입 작업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됨에 따라, 자위대는 3호기를 우선하느라 미뤄둔 4호기에 대한 물주입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을 판독한 결과 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수조에는 물이 차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4호기도 이미 두 차례나 수소 폭발을 일으키는 등 위험한 상황으로 여겨지고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18일 오전 정부 대책본부의 요청을 받고 원전 현장으로 긴급 출동한 도쿄소방청 하이퍼구조대는 19일 새벽 0시30분부터 3호기에 물을 주입하는 작업을 벌였다. 하이퍼 구조대는 방수구를 22m까지 공중으로 들어올릴 수 있는 사다치살수차를 이용해 물 주입 작업을 벌였다. 이 사다리살수차는 300m에 이르는 호스를 이용해 다른 소방차가 바다에서 길어온 물을 직접 빨아들임으로써, 물 주입을 쉬지 않고 20분간이나 계속할 수 있었다. 사다리살수차는 1분에 3t의 물을 뿌릴 수 있는 만큼, 이날 새벽 하이퍼구조대가 뿌린 물은 약 60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오후 자위대가 6대의 소방차를 이용해 약 50t의 물을 뿌렸지만, 이 작업에서는 수조로 흘러들지 못하는 양이 많았다. 더욱이 17일 자위대 헬기가 공중에서 4차례 투하한 물은 수조 바깥으로 대부분 날아가, 작업의 효율성이 극도로 떨어진 바 있다. 일본 정부는 3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 수조가 이미 17일께 바닥을 드러내,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 상태가 그대로 이어지면 사용후 핵연료가 파손되면서 대량의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는 참사로 이어질 위기 직전의 상황이다. 주변이 심각하게 오염되면 나머지 원자로도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 이에 따라 대책본부는 18일부터 위험을 무릅쓴 물 주입 작업을 감행하고 있다. 3호기 사용후 핵연료 수조가 만수위가 되려면 1200t 이상을 채워넣어야 한다. 연료봉을 식히려면 최소 100t은 채워넣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9일 새벽 하이퍼구조대의 물 주입 작업이 상당부분 성과를 거뒀다면, 20일 작업이 계속될 경우 ‘필요 최소한’의 수준까지는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도쿄소방청은 이날 오후 2시께 3호기에 2차 물 주입 작업을 시작했다. 도쿄소방청의 3호기 물주입 작업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됨에 따라, 자위대는 3호기를 우선하느라 미뤄둔 4호기에 대한 물주입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을 판독한 결과 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수조에는 물이 차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4호기도 이미 두 차례나 수소 폭발을 일으키는 등 위험한 상황으로 여겨지고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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