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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2호기 전력복구 성공…냉각장치 재가동이 ‘관건’

등록 2011-03-20 19:58수정 2011-03-2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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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기 살수효과 ‘일단 냉각’…압력 상승 위험 남아
바닷물 주입 계속해 온도 유지하며 펌프 복구 시도
대원 6명 피폭량 ‘상한치’ 넘어…현재 580명 투입
“일단 급한 불은 껐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수습에 총력을 쏟고 있는 일본 정부와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은 19일 아침 처음으로 잠시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20일에는 제1원전 2호기의 전력 복원에 성공했다.

■ 냉각 작업 13시간 연속 살수 끝에 방사능 함유 수증기를 뿜어내던 3호기의 사용후 연료봉 보관 수조를 식히는 데는 성공했다. 또 5·6호기에선 냉각장치가 가동되기 시작해 수조의 냉각수 온도가 평소와 같은 40℃ 안팎까지 떨어졌다. 20일에는 자위대를 동원해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4호기에도 물을 뿌렸고 도쿄소방청의 ‘하이퍼 구조대’는 이틀 연속 살수에 나섰다. 당장 방사능 누출이 급증할 위험은 한결 줄어든 셈이다.

격납용기 내부의 냉각수 수위를 높이기 위해 바닷물을 주입하는 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내부 압력과 온도가 계속 높아지는 것 같지는 않아 일정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붓기 작업과 맞물려 1~4호기 원자로의 표면 온도는 100℃ 아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 헬리콥터를 이용해 공중에서 적외선을 쏘아 원자로 표면 온도를 계속 측정하고 있다.

■ 전력 복구 도쿄전력은 20일 외부 송전선을 이용해 2호기의 터빈실 내부 배전반까지 전기가 도착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문제를 일으킨 원자로 4기 가운데 2호기는 건물 손상이나 지진해일 피해가 가장 작아 내부 전기장치가 덜 훼손됐을 것으로 기대되어 왔다. 또 수전설비를 함께 사용하는 1호기도 전력 복원에 곧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40년 전 원전 건설 당시 사용했던 도호쿠전력의 송전선에서 주변 산을 우회해 1·2호기까지 가설 케이블을 끌어들이는 작업을 마무리지었다. 방사선량이 1호기 부근 10밀리시버트, 2호기 부근 15밀리시버트 수준이어서 장시간 작업은 할 수가 없었다. 교대 작업이 불가피한데다 방수작업을 하는 동안은 전기를 만질 수 없기 때문에 야간에 일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

송전선에서 가설 배전반까지는 약 1.5㎞. 송전탑을 세울 수 없어 자동차로 장애물을 치워가며 쐐기 모양으로 땅을 파고 케이블을 깔았다. 작업대원 6명의 피폭량은 평상시 1년 상한치 100밀리시버트를 넘어섰으나 신체 이상을 보이지는 않았다.

■ 갈 길 먼 냉각장치 가동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검승부’다. 20일 오전 3호기 격납용기의 내부 압력이 갑자기 높아진 데서 보듯이 용기 폭발에 따른 방사능 대량 누출은 여전히 예측불가 상태다. 고장난 냉각장치의 재가동이 급선무지만 속도를 내는 게 녹록지 않다.


먼저 건물 폭발로 주변에 파편과 잔해가 잔뜩 쌓여 있다. 이를 치우기 위해 자위대 탱크를 2대 투입할 예정이다. 두꺼운 철판이 방사능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각종 전기장치와 배선이 바닷물에 침수됐을 가능성이 높다. 화재나 폭발을 일으킬 위험도 있기 때문에 깨끗하게 씻을 필요가 있다. 중앙통제실과 계측장치, 냉각장치 모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가동 가능한지 테스트부터 해야 한다. 지진해일과 폭발, 화재 등이 발생한 만큼 펌프 자체는 물론 제어장치, 배관 등이 파손됐을 가능성이 있다. 수리와 교환도 필수다. 도쿄전력은 고장 수리에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릴 것으로 보고 가설 펌프를 대량으로 준비해놓고 있다.

이와 함께 1~4호기 격납용기 내부와 배관의 온도와 압력 등을 모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점도 장애 요소다. 외부 전원 연결 작업이 예정보다 상당히 지연된 점을 고려하면, 냉각장치 가동까지는 훨씬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 “예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사태가 단번에 나아질 것으로 낙관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방사능 누출을 막기 위한 작업에는 580명이 투입돼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도쿄전력과 관련 업체, 원자로 제조사인 도시바와 히타치제작소의 직원들이다. 작업 도중 다친 사람은 2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복구를 비롯해 동일본 대지진 이후 구호와 복구 작업에 투입된 자위대는 10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5년 한신대지진 때의 5배가 넘는 수치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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