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북부 대지진 피해 현황
한때 모든 인력 대피…“방사능 수치는 그대로”
냉각장치 복구하던 2호기에서도 수증기 관측
냉각장치 복구하던 2호기에서도 수증기 관측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 3호기에서 21일 또다시 수증기와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이날 오후 6시20분께 2호기의 산 쪽 지붕에서 수증기로 보이는 하얀 물질이 피어올랐다고 밝혔다. 2호기는 압력제어실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손상이 일어난 적은 있으나, 아직 건물 윗부분에서는 수소 폭발이 일어나지 않아 지붕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3시55분께는 3호기의 남동쪽 윗부분에서 회색 연기가 피어올라 도쿄전력이 작업 인력을 한때 전원 대피시켰다. 연기는 2시간 넘게 피어오르다 6시 조금 지나 가라앉았다. 보안원은 “연기가 피어오른 뒤 주변의 방사능 수치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며 “자세한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3호기는 19일부터 도쿄소방청이 사용후 핵연료 수조에 물을 거의 가득 채워, 연료봉의 손상을 차단하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20일 오전엔 원자로 격납용기 안의 압력이 한때 높아져 가스를 밖으로 빼내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압력이 다시 안정되기도 했다.
2, 3호기의 불안정한 상황은 사용후 핵연료 문제를 해결한 뒤 새 전원을 끌어들여 냉각장치를 복원한다는 정부 대책본부의 계획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그동안 사용후 핵연료 저장 수조가 거의 말라 가장 심각한 상황이던 3호기에는 도쿄소방청 하이퍼구조대가 19일부터 수조에 물을 거의 채워넣는 데 성공했다. 4호기의 수조에는 자위대가 물을 넣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날도 2호기의 전원 확보를 통한 냉각장치 복구작업을 벌였으나 진척은 더디다. 도쿄전력은 “20일 밤까지 2호기 건물까지 전기를 연결했다”며 “모터나 전원설비 등에 문제가 있어 부품 교환에 2~3일이 걸릴 것 같다”고 21일 밝혔다. 도쿄전력은 우선 실내 조명과 제어실의 각종 계측기기를 복구할 예정이다. 이날 일부 기기는 복구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전력은 이어 원자로 압력용기와 사용후 핵연료 저장 수조의 물을 순환시키는 펌프를 시험가동할 계획이다.
나머지 발전기에도 송전선은 곧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전력은 21일까지 1, 2호기와 5, 6호기에 전원을 연결한 데 이어 남은 3, 4호기에도 22일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1, 3호기는 폭발로 인한 손상이 커서 냉각장치 복구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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