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피폭위험 ‘삐~’ 경보에도 복구 진행
원자로 냉각수 방사능량
평소 1만배 넘은곳서 작업
“복구인력들 위험에 노출”
원자로 냉각수 방사능량
평소 1만배 넘은곳서 작업
“복구인력들 위험에 노출”
24일 오전 10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3호기의 터빈이 있는 건물 지하 1층. 방호복을 입은 도쿄전력 협력업체 직원 3명이 전선 가설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방사선량이 시간당 20밀리시버트가 넘으면 울리게 돼 있는 휴대용 계측기가 곧 경보음을 울렸다. 계측기는 시간당 180밀리시버트 안팎을 가리키고 있었다.
“고장인가?”
그들은 경보를 무시하고 작업을 계속했다. 전날 작업자가 쐰 방사선량이 0.5밀리시버트에 불과했던 까닭이다. 전날엔 보이지 않던 물이 이날은 15㎝가량 바닥에 차 있었지만, 작업은 40~50분간 이어졌다. 셋 가운데 장화를 신지 않은 두 사람의 신발 안으로 어느 순간 물이 흘러들었다. 일본 언론들이 묘사한 대량 피폭의 순간이다.
현장 의사는 피부에 화상 비슷한 상처가 난 이들을 즉시 병원으로 옮겼다. 원전 복구작업이 시작된 뒤 방사능 피폭에 따른 병원 이송은 처음이다. ‘베타선에 의한 열상’으로 이들은 피부 속까지 상처를 입어, 이식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이들이 발을 담근 물에서 1㎤당 390만베크렐의 방사능이 검출됐다고 25일 밝혔다.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수에서 평소 검출되는 양의 무려 1만배였다. 두 사람의 피폭량은 일본 정부가 이번 원전 위기를 맞아 100밀리시버트에서 상향조정한 연간 누적 피폭량 허용치 250밀리시버트에 근접했다.
3호기 터빈 건물에서 하루 만에 방사능 수치가 급상승한 이유는 원자로 안의 연료봉이나 사용후 핵연료가 손상돼 방출된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냉각수에 섞여 어디선가 새나왔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1, 2호기의 터빈 건물 지하에서도 방사선이 강한 물웅덩이를 25일 확인하고 복구작업을 중단했다.
1호기는 원자로가 고온·고압으로 불안정하고, 2호기는 격납용기와 연결된 압력제어실이 파손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피폭사고는 험악한 복구작업의 한 단면이다.
도쿄 소방청 구조대의 다카야마 유키오 대장은 “가장 어려운 것은 어디에 위험이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원복구 작업에 나선 200여명은 외부에서 살수 작업을 하는 소방대원들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원전 안 작업인력의 생활은 그야말로 ‘전쟁상태’다. <요미우리신문>은 “작업원들은 의자를 여럿 이어붙여 잠깐씩 가수면을 겨우 취하고 있다”고 전화통화를 한 가족의 말을 인용했다. 먹을거리는 영양보조식품과 통조림이 대부분이다. 화장실에 물도 나오지 않는다. 지난 17일 외부 전원을 끌어들이기 시작하면서 냉각장치는 곧 복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어려운 작업환경 탓에 펌프 가동 시험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한곳에서도 이뤄지지 못했다. 고이데 히로아키 교토대 원자로실험소 조교수는 “상황이 아득하다. 한달 안에 냉온정지를 시킬 수 있다면 다행이다”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방사능 오염은 오늘도 계속 번지고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원전 안 작업인력의 생활은 그야말로 ‘전쟁상태’다. <요미우리신문>은 “작업원들은 의자를 여럿 이어붙여 잠깐씩 가수면을 겨우 취하고 있다”고 전화통화를 한 가족의 말을 인용했다. 먹을거리는 영양보조식품과 통조림이 대부분이다. 화장실에 물도 나오지 않는다. 지난 17일 외부 전원을 끌어들이기 시작하면서 냉각장치는 곧 복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어려운 작업환경 탓에 펌프 가동 시험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한곳에서도 이뤄지지 못했다. 고이데 히로아키 교토대 원자로실험소 조교수는 “상황이 아득하다. 한달 안에 냉온정지를 시킬 수 있다면 다행이다”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방사능 오염은 오늘도 계속 번지고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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