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재난구조 시스템에 곳곳서 불만 새어나와
휘발유 등 부족 이유로 타지역 자원봉사자 거절
먹을거리 지급안돼 주운 물고기와 통조림 먹기도
휘발유 등 부족 이유로 타지역 자원봉사자 거절
먹을거리 지급안돼 주운 물고기와 통조림 먹기도
3·11 대재난을 당하고도 침착하고 질서 있게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줘 세계의 감동을 선사한 일본의 이재민들.
그러나 일부 재난지역 대피소에서는 재난 2주가 지나도록 제때 구호물자와 생필품이 지급되지 않자 불만의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차분하게 비교적 사실보도에 치중하던 일본 언론들도 28일부터 구조품 지급이나 자원봉사자 및 국외 국외물자 대응 문제에서 정부와 해당 지자체의 대응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식사는 하루 두끼뿐으로 오니기리(주먹밥)와 빵뿐. 손자가 어려서 영양면에서 걱정이다.”
미야기현 이시마키시 한 초등학교에서 피난생활 중인 1000여명의 이재민중 한명인 기무라 미쓰보(44·파트타임종업원)는 28일치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2주째가 지나도록 구호물자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데 불만을 터뜨렸다. 하루 2식 제공은 그나마 나아진 편이다. 지진발생 며칠동안은 먹거리는 아무것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한다. 같은 시의 중심부에서 떨어진 산골마을 오가쓰초는 애초 고립돼 주민들은 주운 물고기와 통조림을 나눠먹으며 굶주림을 면했다고 한다.
이와테현 가마이시의 한 대피소에 피난생활을 하고 있는 아베 쓰토무(59)는 “구조물자는 거의 윗도리로 속옷이 부족하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는 어머니(85)와 피난중인 주부(61)는 “의사가 순회진료에서 약을 수일분 밖에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산케이신문>은 “지원이 골고루 이뤄져 대피생활이 나아지고 있는 장소가 있는 한편으로 추위와 영양부족으로 고생하는 피난민도 있다”면서 “의식주의 개선정도에 차이가 나오기 시작해 혜택을 받지 못한 이재지역민으로부터 불만의 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공영방송 의 재난방송에도 아직도 지원을 요청하는 팩스밀리와 이메일 내용이 심심찮게 소개되고 있다.
또한 재난지역에서 피해를 당한 집안정리를 시작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원봉사자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데도 대다수 지자체에서 자원봉사자를 위한 식료품과 휘발유 등의 부족을 이유로 같은 지역 이외의 자원봉사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28일 전했다. 미야기현 히가시마쓰시 자원봉사 센터에는 집안 정리를 도와주겠다는 자원봉사자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시의 홈페이지에는 “현재는 시내의 자원봉사자만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고 밝히고 있다. 휘발유와 식료품을 지참한 사람만을 자원봉사자로 수용한다는 것이다. 시 직원은 “일손이 필요하지만 지역의 생활을 압박해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미야기현 재해자원봉사 센터에 따르면 27일 현재 14개 시·마치(일본의 행정단위로 시와 읍 중간 정도)에서 재해자원봉사센터가 생겼지만 현 이외지역의 지역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곳은 적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8일 “해외에서 일본돕기를 신청한 나라가 잇따르고 있으나 일본쪽의 대응에 시간이 걸려 지원신청이 공중에 뜨는 경우도 있어 일본 정부는 더욱 꼼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외무성 발표를 보면 25일 오후 11시 현재 133개 나라·지역과 39개 국제기구에서 인력파견과 구호물자 공급을 의사를 표시했다. 일본 정부는 이 가운데 구조팀 등 인적공헌 21개 나라·지역·국제기구, 물자는 27개 나라·지역 국제기구를 수용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진 발생당일인 지난 11일 지원의 뜻을 발표했으나 일본정부로부터 승락을 얻기까지 보류해달라고 해서 실제 물자를 보낸 것은 8일 뒤인 지난 19일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는 “효율적인 수송을 위해 일본정부에 군용기로 보내겠다는 뜻을 피력했으나 일본쪽에서 수용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민간항공기로 나리타 공항으로 물자를 옮겨 싱가포르 정부가 계약한 일본 민간운송회사가 트럭으로 이재지역에 물자를 수송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도 지난 11일부터 지원준비를 시작했으나 일본정부로부터 구체적인 지원요청이 없어 물자 발송에 시간이 걸려 지난 26일에야 모포와 매트리스 등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형 선임기자aip209@hani.co.kr
싱가포르 정부는 지진 발생당일인 지난 11일 지원의 뜻을 발표했으나 일본정부로부터 승락을 얻기까지 보류해달라고 해서 실제 물자를 보낸 것은 8일 뒤인 지난 19일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는 “효율적인 수송을 위해 일본정부에 군용기로 보내겠다는 뜻을 피력했으나 일본쪽에서 수용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민간항공기로 나리타 공항으로 물자를 옮겨 싱가포르 정부가 계약한 일본 민간운송회사가 트럭으로 이재지역에 물자를 수송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도 지난 11일부터 지원준비를 시작했으나 일본정부로부터 구체적인 지원요청이 없어 물자 발송에 시간이 걸려 지난 26일에야 모포와 매트리스 등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형 선임기자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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