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일 “독도는 일본땅” 중학생까지 교육

등록 2011-03-30 19:34수정 2011-03-30 22:18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에 대한 주장을 강화한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한 30일 오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이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로 무토 마사토시 주한일본대사를 불렀다. 두 사람 모두 굳은 표정으로 각자 자리로 걸어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에 대한 주장을 강화한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한 30일 오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이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로 무토 마사토시 주한일본대사를 불렀다. 두 사람 모두 굳은 표정으로 각자 자리로 걸어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중학 사회교과서 12종서 기술
‘분쟁지역화’ 갈수록 노골화
일본의 모든 초·중학생들이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교육을 받게 됐다. 30일 검정을 통과해 내년도부터 쓰일 중학교 사회(공민·지리·역사) 교과서 18종 가운데 12종이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기술하거나 지도에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민 교과서는 검정을 통과한 7종, 지리 교과서는 4종 모두가 같은 주장을 담았다. 지난해 검정을 통과해 4월 새 학기부터 쓰일 초등 사회 교과서는 5종 모두가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이미 싣고 있다.

일본 정부의 ‘방위백서’ 등이 전부터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교과서를 통해 미래세대에게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정부 차원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전국민적 차원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저의가 담긴 까닭이다. 내년 3월 검정 결과가 나올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같은 내용이 대거 실릴 가능성이 높다.

일본 대지진 이후 두 나라의 연대의식이 높아져 가는 가운데 나온 이번 발표에 대해 이원덕 국민대 일본연구소장은 “발표 시기는 지진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각 교과서에 대해 대략 4년 주기로 검정을 해 매년 3월 말께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교과서는 후쿠다 야스오 총리(자민당) 시절인 2008년 7월에 나온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맞춰 제작해, 지난해 검정 신청을 한 것들이다. 당시 해설서는 처음으로 ‘독도’를 직접 거론해 영토교육을 강화하라는 지침을 담았다. 실제로 채택률이 61.1%(2009년 11월)로 가장 높은 도쿄서적의 공민 교과서는 이번에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을 쓰는 등 영토 주장 표현을 매우 강화했다.

민주당 정부는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지난해 8월 간 나오토 총리 담화를 통해 사죄하기도 했지만,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자민당 정부의 정책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2009년 12월 민주당 정부 아래서 처음 나온 고등학교 지리·역사 교과서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는 “중학교 때 학습에 입각해 영토 문제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독도라는 표현만 피한 채 기존 서술 방침을 유지한 것이다. 교과서는 해설서가 나온 뒤 심의 과정에는 정부가 개입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의 한 외교 관계자는 “우리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잘못된 역사인식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지만, 일본은 역사인식과 분리해 영토 문제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이 중국과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러시아와는 북방 4개섬(남쿠릴열도)을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면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이 더 강해지는 경향도 엿보인다. 이원덕 소장은 “영토에 대한 인식의 강화는 일본의 큰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부 각료들은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을 피하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로 지배하고 있다’는 완화된 표현을 일관되게 쓰고 있으나,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지난달 27일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한일 의원 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던 민주당 도이 류이치(72) 의원이 모든 당직에서 물러나고 탈당한 일은 현재 일본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센카쿠열도, 남쿠릴열도 갈등으로 영토 문제가 핵심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가뜩이나 정권 기반이 취약한 민주당 정권이 독도에 대한 태도를 재고할 여유가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