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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도쿄전력 ‘오염수 방출’ 일 정부내 다른 부처도 몰랐다

등록 2011-04-05 21:53수정 2011-04-05 23:17

농수산상 “아무런 보고 없었다”…어민들 반발
국내 전문가 “한국바다 직접 피해 받지 않을것”
2호기서도 요오드 기준치 750만배 넘는 물 새
도쿄전력이 4일 오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집중폐기물 처리시설에 고인 물과 5, 6호기 주변에서 퍼올린 지하수 등 방사능 오염수 1만1500t을 바다에 버리기 시작한 것은 매우 전격적인 조처였다. 도쿄전력은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의 승인을 얻고는 저녁 7시부터 곧바로 배출작업을 시작했다. 주변국은 물론이고 일본 정부의 다른 부처에조차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고농도의 오염수를 퍼담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처라고는 하지만, 대단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가노 미치히코 농림수산상은 별도 회견에서 “농수산성에 아무런 보고가 없었다”며 “유감스런 일이다. 자세를 똑바로 해달라”고 항의했다.

주변 어업협동조합들은 이날 “어업을 그만두라는 것이냐”며 “오염수 배출을 멈추라”고 도쿄전력에 항의문을 보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에 “공장들도 폐수를 버릴 때 오염 기준치에 맞추려고 애쓰는데,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방사능 오염수를 멋대로 버린다”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배출로 인한 바닷물 오염 확산은 그리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본 언론 보도를 보면, 바다에 버리는 오염수의 요오드 농도는 6호기 지하수가 1㏄당 20베크렐로 가장 높고, 집중폐기물처리시설의 오염수는 1㏄당 6.3베크렐가량이다. 일본 바닷물 기준치(1㏄당 0.04베크렐)의 최고 500배다. 우리나라의 폐수 배출 기준치는 1㏄당 0.03베크렐이다. 도쿄전력은 이에 대해 “원자로 안에서 흘러나온 물보다는 오염도가 훨씬 낮다”며 “오염수를 배출한 뒤 원전 반경 1㎞ 밖에서 잡은 생선이나 해조류를 성인이 1년간 섭취할 경우 연간 기준치의 60%인 0.6밀리시버트의 내부피폭을 일으키는 정도”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원전에선 이 오염수보다 훨씬 심하게 오염된 물이 지금도 바다로 계속 흘러들고 있다. 도쿄전력은 2일 오전 11시50분 2호기의 취수구 근처에서 채취한 물에서는 요오드가 기준치의 750만배, 4일 오전 9시에 채취한 물에서는 500만배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세슘도 기준치의 110만배가 검출됐다.

오염수를 방출한 뒤 잡은 어패류에 대한 조사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일 후쿠시마현 남쪽 이바라키현 앞바다에서 잡은 까나리에서 이미 1㎏당 4080베크렐의 요오드가 검출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음료수 기준치(300베크렐)의 13배, 채소 기준치(2000베크렐)의 갑절을 넘는다. 4일 잡아 5일 검사한 까나리에서는 세슘이 어패류 기준치(1㎏당 500베크렐)를 넘는 526베크렐 검출됐다. 어민들은 이날 출어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가 우리나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노병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방사선안전본부장은 “일본 동쪽 해안을 흐르는 구로시오해류가 미국 서안과 적도를 거쳐 돌아오는 데 짧게는 몇년에서 길게는 몇십년이 걸리는데다 그 지류 일부만 대한해협으로 들어온다”며 우리나라 바다의 오염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일본 동쪽 바다에 서식하는 어류의 산란장과 주활동 해역을 고려하면 이 어종들이 우리나라 쪽으로 올 가능성도 극히 낮다”고 덧붙였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이근영 선임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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