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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간토대학살때 쓰루미경찰서장 조선인 300명 구명

등록 2005-07-03 19:13수정 2005-07-03 19:13

일본에도 ‘신들러’있었다

1923년 일본 간토(관동)대지진 직후 발생한 조선인 대학살 당시 한 일본인 경찰서장이 조선인 300여 명의 목숨을 지켜준 사실을 입증하는 기록이 발견됐다.

일본 요코하마시 쓰루미구 쓰루미 경찰서의 오카와 쓰네키치 서장(당시 48살)이 조선인들의 추방을 요구한 지역 의원들과 격렬한 언쟁을 벌이면서 조선인들을 보호한 내용이 담긴 회고록이 공개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3일 보도했다. 당시 마을 회의에 참석한 한 의사가 기록한 이 회고록에는 살벌한 그 때 분위기와 함께 오카와 서장과 마을 의원단이 나눈 대화가 16쪽에 걸쳐 나와 있다.

의원단은 “서장이 솔선해서 조선인을 단속하고 불안을 제거해야 하는데 오히려 300명 이상을 보호하는 것은 폭탄을 품고 있는 것”이라며 “조선인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경찰 30명으로 진압할 수 있는가”라며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서장은 “그런 (조선인의 약탈 등) 얘기는 아무런 근거없는 유언비어”라며 “보호 중인 조선인들의 소지품 검사를 했으나 작은 칼 하나도 없었다. 일단 경찰의 손을 떠나게 되면 곧바로 전부 학살될 것인 만큼 수용 인원이 늘어나더라도 보호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맞섰다. 그는 이어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경찰서에 와서 직접 확인해볼 것을 권유했다. 그의 말을 직접 확인한 이 의사는 “유언비어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조선인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고, 이쪽도 일시적으로 공포에 빠지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으며 부끄러워할 일”이라고 적었다.

오카와 서장은 1940년 63살의 나이로 숨졌다. 서장의 손자는 그가 “정년 전에 경찰을 그만두었다고 들었다”며 “조선인을 두둔한 것이 문제가 됐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재일조선인단체는 지난 53년 쓰루미구에 있는 서장의 묘 옆에 그를 기리는 비석(사진)을 세워주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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