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부현 지사·의회 선거서
‘의석 유지’ 그쳐 사실상 참패
당 안팎 간 총리 책임론 확산
‘의석 유지’ 그쳐 사실상 참패
당 안팎 간 총리 책임론 확산
10일 치러진 일본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이 패배하면서 간 나오토 총리가 또다시 궁지에 몰렸다. 간 총리는 대지진이 일어난 지 한달을 맞은 11일 부흥구상회의를 발족시키는 등 복구·부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야당들은 간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지도부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도쿄도 등 12개 도도부현에서 치러진 지사 선거에서 자민당은 이시하라 신타로 현 지사가 4선에 성공한 도쿄도를 비롯해 12곳 모두에서 직간접으로 지원한 후보를 당선시켰다. 민주당은 자민당과 대결 양상을 보인 도쿄도, 홋카이도, 미에현 3곳에서 모두 패배했다. 지사 선거에서는 현직으로 입후보한 9명이 모두 당선했는데, 이는 대지진으로 인한 ‘자숙’ 분위기에서 치러져 지명도가 높은 현직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1개 도도부현 의회 선거에서는 자민당이 오사카부를 제외한 40곳에서 제1당이 됐다. 오사카부의회는 하시모토 도루 지사가 이끄는 ‘오사카 유신회’가 지역정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다. 전체 의석수로 보면 자민당은 2828석 가운데 1119석을 차지했고, 민주당은 346석에 그쳤다. 민주당은 9석을 늘렸지만 집권당으로서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간 내각의 대지진 대응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라며 “간 총리는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고 퇴진을 요구했다. 자민당과 공명당 두 야당은 재해 복구·부흥 추진에는 협조할 뜻을 이미 밝혔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내세워 간 총리의 퇴진이나 의회 해산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간 총리 쪽은 퇴진론을 일축하고 있지만 민주당 안에서도 오자와 이치로 전 대표 그룹을 중심으로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공방은 가열될 전망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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