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을 이끄는 한국계 손 마사요시(손정의) 사장. 자료사진
사람 목숨 위험하게 하는 원자력 발전 필요 없다.
일본 정책 바꾸기 위해 자연에너지재단 세우겠다.
일본 정책 바꾸기 위해 자연에너지재단 세우겠다.
사재 100억엔(1300억원)과 은퇴할 때까지 회사에서 받을 보수 전액을 3·11 동일본 대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의 ‘원전반대론’이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달 초 원전 추진 찬성 편에 섰던 과거를 반성한다고 밝힌 손 사장은 20일 사재 10억엔(약 130억원)을 추가로 출연해 일본의 에너지 정책을 바꾸기 위한 ‘자연에너지 재단’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손 사장은 이날 열린 일본 민주당의 동일본 대지진 부흥 비전 검토 모임에서 개인 돈 10억엔으로 ‘자연에너지 재단’을 설립할 뜻을 밝히고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자연 에너지를 일본에 좀더 늘리기 위해 이 재단을 통해 세계의 과학자 100명 정도의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해일 피해를 본 도호쿠 지방의 부흥 계획으로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를 대대적으로 갖춘 ‘동일본 솔라벨트’를 만들자며, 일본 정부가 자연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모두 사들이는 제도를 도입하라는 제안도 했다.
손 사장은 이에 앞서 지난 3일 인터넷 방송 유스트림이 주최한 대담에서 “사람의 목숨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원자력발전은 필요없다. 폐기물 처리까지 포함한 총비용으로 봐도 원전은 적절하지 않다”며 “지금까지 원전 추진에 찬성했던 것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의 유력 인사 가운데 원전에 대한 견해를 분명히 밝힌 사람은 손 사장이 거의 유일하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원전 반대 움직임을 거의 보도하지 않거나 아주 가볍게 취급하고 있다. 지난 10일 1만5000여명이 참가한 도쿄 고엔지 시위를 시작으로 원전 반대 시위가 16일 도쿄 시부야, 17일 오사카시에서 열렸고, 26일엔 히로시마에서도 열릴 예정이지만 일본 언론들은 이런 움직임을 잘 보도하지 않고 있다. 손 사장의 기부 소식은 아주 크게 다뤘지만, 원전 비판 발언은 <홋카이도신문> 등 극히 일부 언론만 보도했다.
와타나베 데쓰지(나가노현·고등학교 교사)는 이날 <아사히신문> 독자투고에서 “일본 언론들은 독일 등 외국에서 벌어지는 원전 반대 시위는 보도하면서, 원전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파도가 밀려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국내의 시위는 왜 보도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원전의 위험성을 지적해온 사람들의 의견에는 지금도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현대차노조 ‘정규직 특혜’ 단협안 확정
■ 초졸 노동자 52% ‘월급 100만원 미만’
■ “원전추진 찬성했던 것 반성합니다” 손정의 ‘원전 성찰’
■ 오세훈-김문수 미국서 ‘대선 신경전’
■ 조현오 뻗대게 만든 ‘저자세 검찰’
■ 자동차용 블랙박스 고를 땐…
■ 늘어난 1점차 승부…관중들 ‘짜릿짜릿’
■ 초졸 노동자 52% ‘월급 100만원 미만’
■ “원전추진 찬성했던 것 반성합니다” 손정의 ‘원전 성찰’
■ 오세훈-김문수 미국서 ‘대선 신경전’
■ 조현오 뻗대게 만든 ‘저자세 검찰’
■ 자동차용 블랙박스 고를 땐…
■ 늘어난 1점차 승부…관중들 ‘짜릿짜릿’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