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도쿄 고토쿠의 도쿄조선제2초급학교(에다가와 조선학교) 운동장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 교사 준공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에다가와 조선학교 새 교사 준공식
“감개무량합니다.”
송현진 전 교장도, 방세걸 새교사 건설위원장도, 한국에서 모금운동을 이끌었던 황의중 조선학교지원모금 공동집행위원장도 모두 소감이 같았다. 그 이상으로 감격을 표현할 마땅한 말이 없었는 지 모른다.
도쿄 에다가와 조선학교(도쿄 조선제2초급학교)가 24일 새 교사 준공식을 열고, 학교 운동장에서 작은 잔치를 벌였다. 2003년12월 도쿄도가 “운동장과 건물 일부를 도에 반환하고 그동안 밀린 사용료를 내라”고 소송을 걸어와 학교를 잃을 뻔한 사태가 벌어진 지 7년4개월 만이다. 이날은 1948년 일본 정부의 조선학교 폐쇄령에 저항해 고베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일본 전역에서 일어났던 ‘4·24 민족교육 투쟁’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했다.
준공식에는 학교쪽을 대리해 소송을 맡아준 모로오카 야스코 변호사 등 그동안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지키기 위해 힘을 합쳐준 일본인과 재일한국인, 학교 졸업생 등 3백여명이 참석했다.
도쿄도로부터 토지를 매입하고 새 교사를 건설하는 데는 6억엔(약 80억원)이 넘는 돈이 들었다. 재일 한국인들이 모금운동의 맨 앞에 섰고, 일본인들도 ‘도민기금’을 만들어 지원했다. 한국에서도 2007년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이 결성돼, 7천만엔의 돈을 모아 전달했다. 허종만 재일조선인총연합회(재일총련) 책임부의장은 “새교사 건설에 도움을 준 남쪽 인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새교사 건설위원회는 이날 3·11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도호쿠 조선초중급학교(교장 윤종철) 등 세 곳의 학교에 위로금을 전달했다.
도쿄/글·사진 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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