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방사능 급증 파악
고지 안해 인명피해 키워
고지 안해 인명피해 키워
지난 3월14일 오전 11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3호기가 폭발사고를 일으키기 하루 전부터 도쿄전력이 방사능 수치가 크게 올라가는 등의 폭발 징후를 파악했음에도 이를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3호기 폭발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폭발이었으며,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중이던 직원 7명이 부상했다.
<아사히신문>은 3월11일부터 4월30일까지 원전 상황을 분 단위로 기록한 도쿄전력의 내부자료를 인용해, 폭발 사고 하루 전인 13일 오후 1시17분 도쿄전력이 3호기 원자로 건물 이중문 안에서 시간당 3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량을 계측했다고 전했다. 또 오후 3시19분에는 중앙제어실에 있는 사람들의 선량계에서도 경보음이 나는 속도가 빨라졌으며, 이에 따라 14일 오전 5시20분 부본부장이 ‘3호기의 수소 농도를 환산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도쿄전력이 이같은 정보를 당시 현장 작업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피난이 늦어진 것 아닌지가 앞으로 사고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초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전력은 3월13일 오후부터 3호기 원자로 안에 바닷물을 넣어 냉각시키는 작업을 시작한 상황이었다.
도쿄전력은 과거에도 사고 정보 등을 숨긴 일이 많아 ‘은폐 체질’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에서는 지난 1978년11월 일본 최초의 임계사고가 일어났으나 그것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29년 뒤인 2007년3월이었다. 이번 3·11 대지진에 이은 방사능 유출사고와 관련해서도 보고가 늦어지거나 언론에 잘못된 수치를 제공해 비판을 받았다. 미야자키 게이지 오사카대 명예교수는 “비상사태일수록 현장에서는 대응에 쫓기는만큼, 본사가 판단해 구체적인 수치를 작업원이나 국민에게 공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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