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공명당 주내 제출…여당 내 오자와그룹도 동조
정국 파란 일듯…가결되면 간 총리 의회해산할 수도
정국 파란 일듯…가결되면 간 총리 의회해산할 수도
일본의 제1야당인 자민당과 제2야당인 공명당이 이번주 안으로 내각불신임안을 중의원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민주당 안에서도 간 나오토 총리의 퇴진을 요구해온 오자와 이치로 전 대표 그룹 소속 일부 의원들이 동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일본 정국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간 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이후 취임한 다섯번째 ‘임기 1년짜리 총리’로 기록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는 28일 “현 정치 상황을 타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야당의 책임을 내걸고 싸울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말해, 불신임안 제출시기가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산케이신문>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내각불신임안을 공동제출하기로 방침을 굳혔다”며 “간 총리가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결과를 보고하는 2일 중의원 본회의에 제출해 3일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자민·공명당의 중의원 의석은 합계 139석으로 과반수(240석)에 크게 못 미친다. 공산당·다함께당·일어서라 일본 등 군소 야당 소속 20명 의원이 동조해도, 민주당에서 81표의 반란표가 나와야 불신임안이 통과된다. 일본 언론들은 오자와 전 대표 그룹을 중심으로 민주당에서 현재 50명 이상이 내각불신임안에 찬성하기로 한 상태라고 전하고 있다.
민주당 집행부는 소속 의원이 내각불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경우 당에서 제명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간 총리 반대파 지도부와 대화도 모색하고 있다. 간 총리는 28일 방문지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귀국하는 대로 당대표를 지낸 분들과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오자와 전 대표와 만날 뜻을 내비쳤다.
내각불신임안이 가결되면 10일 이내에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는 한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 야당은 중의원 해산을 요구하고 있으나, 305석의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 의원들은 선거 패배를 우려해 의회 해산을 바라지 않고 있다. 당원 제명과 의회 해산이 맞물려 총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민주당이 쪼개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에서는 1945년 이후 내각불신임안이 4차례 가결됐으며, 그때마다 중의원이 해산되고 새로 선거가 치러졌다.
간 총리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자진 사퇴한 뒤 지난해 6월4일 총리 선거에서 승리했고, 9월에 2년 임기의 새 당대표 선거에서 오자와의 도전을 물리친 바 있다. 그러나 지지율 추락으로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와 올 4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패배로 이끌었다. 3·11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사고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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