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원전에서 650㎞지점 밍크고래서 세슘 검출…광범위 오염 가능성
인간의 포획 등으로 개체수가 줄어가던 고래들이, 이제는 인간이 만들어낸 원전의 방사능 재앙까지 겪게 됐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일본 동쪽 해역에 사상 최악의 바다 방사능 오염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원전에서 650㎞ 떨어진 일본 홋카이도 해안에서 잡힌 밍크고래의 몸에서도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밍크고래는 국제포경위원회가 지정한 보호종이다.
일본포경협회는 지난 4월26일 시작한 ‘조사포경’을 통해 잡은 밍크고래 2마리의 몸에서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협회는 밍크고래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것이라고 밝혔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일본포경협회는 모두 17마리의 밍크고래를 잡아, 그 가운데 6마리를 검사했다. 2마리에서 검출된 세슘의 양은 고래고기 1㎏당 각각 31베크렐과 24.3베크렐이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정한 어패류의 세슘 기준치(1㎏당 500베크렐)를 크게 밑돈다. 하지만 해양생물 먹이사슬의 꼭대기층에 있는 고래의 몸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것은 그 먹이가 되는 바닷물고기들 사이에는 방사능 오염이 이미 꽤 확산돼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몸길이가 7m 안팎인 밍크고래는 동물성 플랑크톤과 멸치, 정어리, 오징어 등 생선을 하루 130~170㎏가량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다른 작은 생선을 먹이로 삼는 바닷물고기의 몸에 방사성 물질이 쌓여 의미있는 수치로 검출되기 시작하는 데는 오염이 시작된 때로부터 최소 몇달이 걸린다고 설명한다.
일본 수산청 발표를 보면, 후쿠시마현 및 이바라키현 앞바다의 해조류와 생선에서는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계속 검출되고 있다. 하지만 미역, 톳 등의 해조류와 플랑크톤을 먹는 까나리, 멸치 치어 등에서 방사능이 대거 검출됐을 뿐, 큰 물고기가 기준치 이상으로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도쿄전력은 지난 4월 초 2호기의 고농도 오염수가 바다로 새나가면서 4700테라(1테라=조) 베크렐의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흘러나갔으며, 3호기에서도 오염수를 통해 20테라베크렐가량 새나갔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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