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등 일본의 원자력 관련 기업들이 다음달 초 마감하는 말레이시아 원전사업 입찰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이번 입찰은 원전 건설에 앞서 어떤 원자로가 최적인지 등을 파악하는 이른바 ‘사업화 조사’ 사업에 대한 것으로,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원자로 형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교도통신>은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기업들이 입찰에 참가하지 않을 뜻을 일본과 말레이시아 양국 정부에 전했다”며 “이에 따라 일본 업체가 앞으로 원전 건설을 수주할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와 전력업계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원전 수출을 성장전략의 한 축으로 설정한 바 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아직 수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입찰에 참여할 경우 국내외의 이해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이번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원전 기술을 수입하려고 계획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원전 건설을 둘러싸고 신중론이 퍼지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도쿄전력 외에 간사이전력 등 일본의 다른 원전사업자도 이번 입찰에 참가하지 않는다. 미국과 러시아 업체들은 입찰에 참여할 뜻을 밝혀왔다.
말레이시아는 석유나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12년 가동을 목표로 삼아 사상 처음으로 원자로 2기를 발주할 예정이다. <교도통신>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말레이시아에서도 원전 건설을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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