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 이상 고온…열사병 속출
냉방급증에 전력소비 ‘감축령’
냉방급증에 전력소비 ‘감축령’
지난해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더위를 겪은 일본이 올해도 6월부터 도쿄 도심의 기온이 35℃를 넘어서고 이로 인해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는 등 지난해 못지 않은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 발전소 사고 등으로 발전량이 줄어든 가운데 냉방용 전력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하자, 1일부터 도쿄전력 및 도호쿠전력 관내의 대규모 전력사용 계약자들에게 전력 소비량을 지난해보다 15% 줄이도록 제한령을 내렸다.
30일 일본 기상청 집계를 보면, 도쿄 도심의 29일 낮 최고 기온은 35.1℃까지 올랐다. 도쿄에서 6월 기온이 35℃를 넘은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며, 1875년 관측 시작 이후 세번째다. 도쿄를 포함해 일본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20곳에서 이날 낮 최고 기온이 35℃를 넘었다.
이로 인해 최소 309명이 열사병 증세로 병원으로 실려갔으며, 지바현 등에서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도쿄에서도 운동회를 하고 있던 다이도구 여자중고등학교 학생 16명이 열사병을 호소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엔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의 낮 기온이 20년 만에 6월 최고치인 39.8℃까지 올라갔다. 일본에선 지난해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더위로 모두 1718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한 바 있다.
기온 상승으로 냉방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 수급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29일 도쿄전력 관내의 전기 사용률은 93.3%까지 올라갔다. 도쿄전력은 예비율이 3% 밑으로 떨어지면 전기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1일부터 도쿄전력 및 도호쿠전력 관내의 대기업 등 계약전력 500㎾ 이상 수요자들에 대해 전력 사용량을 지난해에 견줘 15% 이상 줄이도록 사용 제한령을 내렸다. 전력 사용량을 줄이지 않으면 100만엔까지 벌금을 매긴다. 일본 정부는 중소기업과 가계에도 15% 절전을 요청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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