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사능 오염 소’ 전국 유통

후쿠시마 도축·가공 소
기준치 6.8배 세슘 검출
정부 허술한 관리 비판

일본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의 한 축산농가에서 출하한 방사능에 오염된 소 6마리가 도축돼 이미 9개 도도부현에서 팔려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도는 이 축산농가가 지난 5월30일과 6월30일 출하해 도쿄 시바우라 식육처리장에서 도축·가공한 소의 지육에서 기준치(1㎏ 500베크렐)의 최고 6.8배인 1㎏당 340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고 11일 밝혔다.

도축된 소는 도쿄와 가나가와, 오사카, 시즈오카, 에히메의 유통업자에게 지육으로 대부분 팔려나갔고, 에히메 도매업자들 통해 홋카이도와 아이치, 도쿠시마, 고지의 업자에게도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도는 아직 소비되지 않는 오염된 쇠고기가 있을 경우 판매나 섭취를 하지 않도록 상품설명서에 적혀있는 식별번호를 공개했다. 도쿄도는 긴급시피난준비구역에 있는 이 축산농가가 최근 출하한 소 11마리에서 방사성 세슘이 대량으로 검출되자 유통을 중단시키고, 앞서 출하한 소에 대해 추적조사를 벌여왔다.

전문가들은 1㎏당 3400베크렐의 세슘이 함유된 쇠고기를 매일 200g씩 섭취할 경우 성인의 연간 피폭량은 3.9밀리시버트라며, 한 두 차례 먹는 것으로는 인체에 큰 해는 없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허술한 식품오염 관리 실태가 드러나, 일본 정부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염원인 조사 결과, 축산농가가 사료로 쓴 볏짚에서 사료 기준치(1㎏당 300베크렐)의 56배에 이르는 1㎏당 1만7045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축산농가는 지진과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물류 시스템이 마비돼 사료가 외지에서 제대로 공급되지 않자, 노지에 보관해오던 볏짚을 사료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은 해당 지역 농민의 말을 인용해 “많은 축산농가가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12일 보도했다. 오염된 사료를 먹인 소가 더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일대 축산농가는 지난 4월 하순 이후 2934마리의 소를 출하했으며, 쇠고기는 별도의 방사능 검사없이 유통됐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