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10억 베크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뒤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원전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세슘 환산치 기준으로 시간당 10억베크렐씩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있다고 원전 운용사인 도쿄전력이 19일 밝혔다.
이러한 방출량은 2호기 폭발사고가 일어난 3월15일의 시간당 2000조베크렐에 견주면 200만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연간 방출량으로 보면 8.7조베크렐로, 여전히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평가에서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 사고의 등급이 속한 ‘5등급’으로 분류될 수 있는 수준이다.
도쿄전력은 “원전의 방사능 방출량은 4월 초 시간당 2900억베크렐로 줄어든 뒤, 노심 냉각이 진행되면서 점차 줄었다”며 “6월 말 현재 시간당 10억베크렐의 방출량은 원전터 경계 부근에 있는 사람에게 (이미 유출된 방사능에 의한 피폭과 별개로) 연간 최대 1.7밀리시버트를 추가 피폭시키는 정도”라고 밝혔다. 성인의 연간 피폭허용치는 1밀리시버트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정화해 다시 원자로에 넣은 ‘순환주수냉각’을 주요 목표로 삼은 1단계 작업이 마무리된 지금 노심의 온도가 100~150℃라며, 내년 1월까지의 2단계 공정에서 노심 온도를 100℃ 이하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방사능 방출량은 지금보다 4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오염수가 지하수를 거쳐 바다로 흘러들어가지 않게, 원전 주변에 지하 암반층까지 두꺼운 콘트리트 차폐벽을 설치하는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1단계 공정에서 설치한 순환주수냉각장치의 가동률이 애초 목표의 73%에 그쳐 2단계 공정을 기한 안에 끝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단계 공정이 끝나면 그 뒤 3년에 걸쳐 사용후 핵연료를 끄집어내기로 했다. 도쿄전력은 노심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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