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불허땐 항의 방침
취소가능성도 흘러나와
취소가능성도 흘러나와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움직임이 확인된 27일 자민당 고위간부가 국회 일정을 이유로 이들의 울릉도 방문에 난색을 표시하고 나섰다. 그러나 방문단장 격인 신도 요시타카 의원은 “일본 정부로부터 방한하지 말라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지금으로선 계획 변경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사와 이치로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도 의원 등 자민당 소속 의원 4명의 울릉도 방문계획에 대해 “(8월 초순은) 국회에서 중요 법안을 다루는 중차대한 시기로, 국회 운영을 위해 이 시기는 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사와 위원장은 방문 자체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정치적 영향을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시하면서 “다니가키 사다카즈 총재와 이시하라 노부테루 간사장이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입법부의 움직임에 간섭할 수 없다면서도, 의원들이 한-일 관계를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이들 의원을 대상으로 공식적으로 입국 금지 조처를 취할 경우에는 ‘우방국 국회의원에 대한 조처로 적절하지 않다’고 항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외교가에서는 자민당 의원들이 독도 문제를 끄집어내 관심을 끌고자 하는 목표를 이미 어느 정도 달성한 만큼, 출국 예정일인 1일에 임박해 울릉도 방문 계획을 취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이시바 시게루 정책조정회장이 위원장인 자민당 ‘영토에 관한 특명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은 다음달 1일 방한해, 2~3일에 울릉도를 방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도 의원은 지방공무원 출신의 중의원 4선(현 비례대표) 의원으로 일본 민주당 정부가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 약탈 도서를 돌려주기로 했을 때 “한국에 있는 일본 문화재도 돌려받아야 한다”고 앞장서서 주장한 인물이다. 히라사와 가쓰에이 의원 등 다른 3명도 자민당 안의 소수 강경파로 분류된다. 일본 정가에서는 이들의 울릉도 방문에 대해, 파벌이나 지역기반이 약한 이들이 “소동을 벌여 관심을 끌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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