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일본 파나소닉의 자회사 산요의 백색가전 사업을 인수한다. 중국 기업이 일본의 제조업체로부터 주력 사업을 인수하는 것은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8일 “파나소닉이 산요의 세탁기와 냉장고 사업을 하이얼에 매각하기로 합의해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며 “올해 안으로 일본과 동남아시아에 있는 개발·제조·판매 거점을 넘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매각 대상은 일본 국내의 세탁기 메이커인 산요아쿠아와 냉장고 개발업체인 하이얼-산요 일렉트릭의 지분, 동남아시아의 자회사 및 관련 회사의 지분 등으로, 연간 매출 700억엔(약 9100억원) 규모다. 매각 가격은 100억엔 가량으로, 2000여명의 고용을 하이얼이 승계한다. 파나소닉의 이런 결정은 내년 1월 산요와 통합을 앞두고 중복 사업 부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하이얼은 지난해 세계 냉장고 시장 점유율(13%) 1위, 세탁기 시장 점유율(9%)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백색가전 분야의 거대 업체지만, 소비자들이 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일본 시장에서는 좀처럼 판로를 찾지 못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하이얼의 산요 인수는 일본 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 뒤 한동안은 산요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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