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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후쿠시마 ‘귀없는 토끼’…“기형 태어날 만큼 방사능에 피폭”

등록 2011-08-04 08:31수정 2011-08-04 08:50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한달 뒤인 지난 4월 말 원전에서 약 30㎞ 떨어진 농장에서 태어난 귀 없는 토끼를 7월에 촬영한 사진. 일본 시민단체 ‘식품과 생활의 안전 기금’이 제공한 것이며, 왼쪽 작은 사진은 5월 말 유튜브에 올라온 이 토끼의 동영상을 갈무리한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한달 뒤인 지난 4월 말 원전에서 약 30㎞ 떨어진 농장에서 태어난 귀 없는 토끼를 7월에 촬영한 사진. 일본 시민단체 ‘식품과 생활의 안전 기금’이 제공한 것이며, 왼쪽 작은 사진은 5월 말 유튜브에 올라온 이 토끼의 동영상을 갈무리한 것이다.
일 시민단체 ‘사육장 흙’ 분석
어미토끼 오염된 풀 다량 섭취
체르노빌도 사고뒤 기형 발생
 지난 5월21일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유노사토(yuunosato)란 아이디를 쓰는 이용자가 ‘후쿠시마 원전사고 뒤에 태어난 귀 없는 토끼’란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은 지금까지 235만명 이상이나 봤다. 방사능 대량유출 사고를 일으킨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북서쪽으로 30㎞ 조금 넘게 떨어진 나미에마치 쓰시마의 한 농장에서 4월 말께 태어난 이 하얀 토끼는 귀가 흔적조차 없었다.

 정말 방사능 피폭 때문일까? 일본 시민단체 ‘식품과 생활의 안전 기금’은 7월 초에 농장을 방문해 사육장 주변의 흙을 채취해 방사성 물질 함유량을 조사했다. 이 단체는 기관지 <식품과 생활의 안전> 8월호에 그 결과를 싣고, 원전사고 초기 어미 토끼가 먹이를 통해 기형의 새끼를 낳을 만큼 심하게 방사능에 내부피폭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사결과, 사육장 주변의 흑에서는 1㎏ 23.4베크렐의 요오드131과, 2만4300베크렐의 세슘137, 2만2210베크렐의 세슘134가 검출됐다. 반감기가 8일인 요오드131은 3월20일 시점으로 역산해 추정하면 1㎏당 22만3000베크렐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토끼 사육장이 있는 곳과 현재 방사능 오염도가 비슷한 이다테무라 야기사와의 3월19~27일 사이 토양오염-잡초오염 비율을 감안해보면, 사육장 주변의 풀에선 3월20일 무렵 요오드131이 1㎏당 99만2000베크렐, 세슘134와 137이 각각 69만베크렐 가량 포함돼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고와카 준이치 편집장은 “태아에 큰 영향을 주는 임신기의 나흘 동안 어미 토끼가 이렇게 오염된 풀을 하루 1㎏씩 먹었다면, 내부피폭량이 844밀리시버트”라고 밝혔다. 방사선의 유전적 영향에 관한 권위자인 노무라 다이세이 오사카대학 명예교수는 이 잡지와 한 인터뷰에서 “실험동물에서는 100밀리시버트 피폭에서도 등뼈의 이상이 발견됐다”며 “사람의 경우는 손발가락 결손과 같은 기형이 800~1000밀리시버트 피폭 때부터 발생한다”고 말했다.

 농장주 스기모토 유코는 “전국 각지에서 토끼를 모아 기르고 있어 근친교배의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1986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 뒤에도 오염지대에서 기형동물은 물론 기형아가 태어난 바 있다.

 물론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토끼와 같은 수준의 내부피폭을 당했다고 볼 수는 없다. 토끼는 주식인 풀이 오염돼 이를 먹고 피폭당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방사능이 3월15일부터 급격히 확산됐고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산 시금치의 출하를 중단시킨 게 3월21일이라, 그사이 고농도로 오염된 채소를 먹은 사람이 있을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조사를 한 ‘식품과 생활의 안전 기금’은 식품 등에 첨가된 화학물질의 안전성 등을 직접 조사하기 위해 1984년 시민들이 돈을 모아 만든 ‘일본자손기금’이 이름을 바꾼 비영리법인(NPO)으로, 2004년 도쿄변호사회가 주는 인권상을 받았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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