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78.5엔…전날보다 1.35엔↓
‘미국 증시 폭락의 방아쇠’ 분석도
‘미국 증시 폭락의 방아쇠’ 분석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에 바짝 근접한 엔화 값을 떨어뜨리기 위해 4일 외환시장에 개입한 일본 정부는 하루 만인 5일 세계 증시의 연쇄폭락과 함께 엔화 강세가 재연되자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장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겠다”고 말해 개입을 또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4일 1조엔(약 13조원) 이상 엔화를 판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77엔대 초반에서 79엔대 후반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5일엔 다시 떨어져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1.35엔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달러당 78.5엔에 거래됐다.
일본 정부는 엔화가 비싸지는 것을 세계 경기 하강만큼이나 우려하고 있다. ‘3·11 동일본 대지진’으로 어려워진 경제상황을 극복하려면 수출을 늘려야 하는데, 엔화 강세가 수출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 단독의 시장개입으로는 엔화 강세의 추세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은 일본의 시장개입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유럽중앙은행도 일본의 시장개입을 비판했다.
일부에선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4일(뉴욕 현지시각) 미국 증시 폭락의 방아쇠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스즈키 세이이치 도카이도쿄증권 시장분석가는 소수의견이라면서 “엔화가 한순간 약세로 돌아서자 일본 투자가들이 외국 위험자산에 대해 손털기에 나섰고, 미국 단기채권의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채권 매입을 부추기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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