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서 라이벌 조직 두목살해 실패 뒤 검거
지난 26일 새벽 2시45분께 일본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의 한 주택에서 큰 폭발음이 두 번 연속 울렸다. 놀란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해 보니, 한 노인이 기관총을 들고 서 있었다. 경찰은 노인을 설득해 총을 내려놓게 한 뒤, 그를 화약류 단속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폭발음이 일어난 곳은 후쿠오카의 야쿠자 조직 ‘도진회’의 두목 고바야시 데쓰하루(55)의 집이었다. 체포된 노인은 후쿠오카 지역의 또다른 야쿠자 조직 ‘규슈세이도회’에 속한 만 78살의 겐노 히라카즈였다.
겐노는 이날 도진회 두목을 살해하기 위해 수류탄 2발과 기관총 1자루, 권총 2자루를 들고 침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사다리를 이용해 담을 넘어 들어가 1층을 향해 수류탄을 터뜨린 뒤, 조직원들이 놀라 뛰쳐나오면 기관총으로 살해할 계획이었다고 경찰에서 밝혔다. 건물 1층에서 경비를 서던 30대 남자는 그가 던진 수류탄 파편을 온몸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두목 고바야시를 비롯해 2층에 있던 3~4명은 무사했다. 겐노는 “복수를 위해 나 혼자 한 일”이라고 경찰에서 주장했다.
일본 경찰은 이번 사건이 애초 하나였던 두 폭력조직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고 있다. 후쿠오카, 사가, 나가사키 등 3개 현을 기반으로 하는 이들은 2006년 도진회 두목 인사를 둘러싸고 대립하다 도진회와 규슈세이도회로 갈라져, 그동안 크고 작은 싸움을 계속 벌여왔다. 경찰은 사건 내막을 조사하기 위해 3개 현에 있는 두 야쿠자 조직의 사무실 23곳을 압수수색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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