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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반오자와’ 성공했으나…‘친미·보수’ 총리 선출

등록 2011-08-29 21:25수정 2011-08-29 22:38

일본 민주당 새 대표 노다 당선
미·일동맹 강조·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적극
야스쿠니 참배 찬성 경력…한·일관계 우려
야당과 대연립 긍정·당내 탕평인사 가능성
차기 총리가 될 일본 민주당의 새 대표에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이 당선한 것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오자와는 안 된다”는 시각이 그만큼 팽배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결과 당내에서 가장 보수 색채가 짙은 인물이 새 대표가 되면서, 2년 전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이뤄 기대를 모았던 민주당은 자민당과의 색깔 차이를 더욱 좁혔다.

노다 새 대표는 29일 치러진 민주당 대표선거 1차 투표에서 395표 가운데 141표를 얻었다. 오자와-하토야마 그룹이 함께 지원한 가이에다 반리 경제산업상에게 41표나 뒤진 2위였다. 그러나 1, 2위가 겨루는 결선투표에선 ‘반오자와’ 진영의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 중도파인 가노 미치히코 농림수산상과 마부치 스미오 전 국토교통상의 지지를 얻어 결과를 역전시켰다. 그의 인물됨보다는 ‘반오자와’ 연합전선이 그를 총리로 만드는 데 더 결정적인 구실을 한 셈이다.

당내 최대 세력을 이끌고 있는 오자와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당대표 선거에서 간 나오토에게 패배한 데 이어 이번에도 영향력 회복에 실패했다. 마에하라 전 외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첫 40대 총리 등장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으나, 외국인에게 정치헌금 4건을 추가로 받은 사실을 투표 직전 뒤늦게 털어놓은 것이 약점으로 작용해 1차 투표에서 3위로 고배를 마셨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총리 후보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로 4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지만, 투표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의 생각은 여론과는 거리가 꽤 멀었다.

노다 새 대표는 지바현에서 육상자위대 대원으로 일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으며, 와세다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9살의 나이로 지바현의회 의원에 최연소 당선한 바 있다. 보수적인 경향의 인재 산실인 ‘마쓰시타 정경숙’의 1기 졸업생인 그는 민주당 안에서도 보수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미-일 동맹을 강조하며,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매우 적극적이다. 하토야마 내각에서 방위상에 거론되다 보류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는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 뒤 외국인 지방참정권 부여 움직임이 일자, 이에 극력 반대하면서 “선거권이 필요하면 귀화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에는 “야스쿠니에 합사된 에이(A)급 전범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의해 더는 전쟁범죄자가 아니다”라며 “이를 이유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는 옳지 않다”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5일 각료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재무상 시절 8·15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는 불편을 끼칠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가 당선했다”는 게 도쿄 외교가의 평이다.

노다 새 대표는 30일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조각에 착수한다. 그는 선거 직후 기자회견에서 야당과 대연립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시야에 넣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보장 개혁 및 재정건전성 확보, 3·11 대지진 복구를 위한 재원 조달이 그에게 맡겨진 핵심과제다. 참의원 여소야대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 그는 그동안 대연립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야당이 적극적이지 않아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연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그는 당내 그룹들에 폭넓게 각료 자리를 안배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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