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싱크탱크 정부에 보고서
전력업계 추산치의 갑절
양수발전 비용도 포함땐
화력발전보다 되레 비싸
전력업계 추산치의 갑절
양수발전 비용도 포함땐
화력발전보다 되레 비싸
원자력은 정말 싼 에너지일까? 그동안 세계적으로 원전 유지 및 확대 정책의 가장 큰 근거는 전력 생산단가가 낮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민간 싱크탱크들이 원자력 발전의 단가가 일본 전력업계 추산치의 갑절에 이른다는 새 연구 결과를 일본 정부에 보고해, 원전의 경제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키모토 게이고 지구환경산업기술연구기구 시스템연구그룹장은 13일 일본 내각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낸 보고서에서 “원전의 가동률이 60~85%일 경우 원전 발전단가(2005년 기준)는 1㎾h당 12.5~8.1엔”이라고 밝혔다. 이런 추산 결과는 일본의 전력업계 단체인 전기사업연합회가 2003년 내놓은 단가의 거의 갑절에 이르는 것이다. 전기사업연합회는 당시 보고서에서 원전 가동률이 80%일 경우 발전단가는 1㎾h당 5.3엔(약 74원)이라고 추산했다. 1㎾h당 6.2엔인 천연가스 화력발전과 맞먹고, 석유 화력발전의 10.7엔에 견주면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새로 추산한 발전단가가 전기사업연합회 수치보다 크게 높은 것은, 원전의 실제 가동률이 낮은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전기사업연합회는 애초 원전 가동률을 80%로 가정했으나, 2010년 실제 가동률은 67.3%에 그쳤다. 원전이 노후화하고 과거엔 숨겨지던 사고도 드러나면서, 가동을 중단하는 사례가 잦아진 까닭이다.
순수 발전단가 외에 부대비용까지 고려하면 원전의 발전단가는 더 비싸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오시마 겐이치 리쓰메이칸대학 교수는 2000~2007년 사이 원전의 순수 발전단가는 1㎾h당 7.29엔이었지만, 개발 비용으로 1.18엔, 입지 비용으로 0.46엔이 더 들었다고 지난해 논문에서 밝혔다. 이에 따른 원전의 발전 총단가는 1㎾h당 8.93엔으로, 화력발전의 9.02엔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원전은 한번 가동을 시작하면 전력소비량이 줄어도 잠시 멈춰 세울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전력이 남아도는 시간에 이 전력으로 물을 퍼올렸다가, 전력 소비가 많은 시간에 이 물로 발전을 한다. 오시마 교수는 이 양수발전 비용까지 고려한 원전의 발전 총단가는 1㎾h당 10.11엔으로 화력발전보다 오히려 비싸다고 지적했다.
원자력 발전이 경제적이라는 주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더 큰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새로운 추산 결과로도 원전의 발전단가는 다른 발전에 견줘 싸거나 비슷하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추가해야 할 안전확보 비용을 고려하면 원전 발전단가는 큰 폭으로 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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