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노토반도 탈북자’ 밝혀
지난 13일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앞바다에서 목선에 탄 채 표류하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의해 구조돼 보호를 받고 있는 탈북자 9명 가운데 한 남성이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탈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남성이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한국 생활을 동경하게 됐다”며 “한국의 거리와 시민들의 생활상을 알게 해준 영상이 탈북의 직접적 계기였다”고 조사과정에서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북한 인민군에 속해 있으면서 오징어잡이를 하고 있었고, 생활이 힘들었지만 먹고살기에 곤란을 겪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엔진이 달린 길이 8m짜리 목선을 타고 탈북한 9명은 두 가족과 1명의 독신자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한국으로의 망명을 희망하고 있다. 이들은 소형 목선에 연료로 180ℓ의 경유를 싣고 북한 항구를 출발해 남한으로 향했으나 방향을 잘못 잡아 일본 해안까지 항해해왔다. 일본 정부는 이들을 나가사키현 오무라시의 출입국관리센터로 옮겨, 현재 법무성과 경찰당국, 내각관방 등이 합동으로 탈북 경위 등을 청취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 정부와 협의를 거쳐 이들을 모두 한국으로 보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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