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니치·도쿄·아사히 1면에
요미우리·산케이·NHK 또 무시
트위터·인터넷 비판글 ‘봇물’
요미우리·산케이·NHK 또 무시
트위터·인터넷 비판글 ‘봇물’
시민들의 원자력발전 반대 시위를 매우 소극적으로 보도해오던 일본 언론들이 19일 도쿄에서 6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마침내 이를 크게 보도했다.
그러나 ‘원전’에 찬성하는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 등은 이번에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공영방송 <엔에이치케이>(NHK)도 시위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마이니치신문>과 <도쿄신문>은 20일 조간 1면에 전날 시위가 벌어진 도쿄 신주쿠구 메이지광장에 시위대가 가득 들어차 있는 모습을 자사 헬기를 타고 촬영해 실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회2면에도 관련기사를 실었으며, <도쿄신문>은 사회1면 기사 외에 특집면에 현장 르포 기사를 실었다. <아사히신문>은 시위대의 행진 장면을 1면에 사진으로 싣고, 시위 소식과 참가자들의 발언 내용을 간단히 기사로 덧붙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도쿄에서 1만명 이상이 모인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지만, 5대 종합지의 1면에 반원전 시위 소식이 실린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일본의 초대 원자력위원장을 맡기도 한 사주 쇼리키 마쓰타로의 뜻에 따라 원전 도입을 앞장서 주장했던 <요미우리신문>은 이번에도 사회2면에 작은 2단 기사로 시위 소식을 전하는 데 그쳤다. 탈원전에 적극 반대하는 논조를 보여온 <산케이신문>과,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사회 2면의 1단 기사로 다뤘다.
한편 방송은 <후지TV>와 <티비에스>(TBS)가 시위 소식을 보도했으나, <엔에이치케이>는 19일 6시 뉴스에서 진행자가 이를 짧게 언급한 데 그쳤고, 7시 뉴스에서는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9시 뉴스에서는 후쿠시마 제1원전이 올해 안에 냉온정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보도하면서 그 안에 시위 소식을 끼워넣었다. ‘확대경’이란 이름을 쓴 한 트위터는 이에 대해 “<엔에이치케이>한테는 아이치현 불꽃놀이에서 후쿠시마산 폭죽을 쓰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도쿄에서 6만명이 모여 시위를 벌인 것보다) 더 중요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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