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록 등에 기초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한 배면비행 상황. 일본 운수안전위원회 제공
부조종사 기기 조작 실수…승무원 2명만 가벼운 부상
일본 전일본공수(ANA)의 국내선 여객기가 지난 6일 비행중 한때 거의 뒤집힌 상태로 1900m가량 급강하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 여객기는 이날 오키나와의 나하공항을 이륙해 도쿄의 하네다공항으로 향하던 중, 오후 10시48분께 시즈오카 앞 바다 1만2000m 상공에서 부조종사의 기기 조작 실수로 이런 상황에 처했다. 비행기는 10시48분 30초에 하강을 시작해 15초 뒤 약 90도가량 왼편으로 기울었고, 이어 기수가 바닥을 향해 35도 각도로 급강하했다. 이때 여객기는 옆으로 130도가량 기울어 거의 뒤집힌 상태였다. 여객기는 기체가 정상 위치로 돌아와 하강을 멈출 때까지 45초동안 1900m가량 떨어져 내렸다.
일본 국토교통성 산하 운수안전위원회는 28일 정례보고에서 이런 내용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조사위는 “당시 화장실에 다녀오는 조종사에게 문을 열어주려고 부조종사가 단추를 눌렀는데, 실수로 꼬리날개(방향타)를 움직이는 단추를 두 차례에 걸쳐 10여초간 눌렀다”고 사고 원인을 해석했다.
여객기는 보잉737-700기종으로 승객과 승무원 117명을 태우고 있었다.
이날 사고로 승무원 2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고 승객 6명이 몸에 이상을 호소했으나, 다행히 큰 부상자는 없었다. 밤 늦은 시각이어서, 승객들은 비행기가 거의 뒤집힌 상태로 날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조사위는 “당시 좌석벨트 전등이 꺼져있는 상태였다”며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왜 부조종사가 기기 조작 잘못을 바로 깨닫지 못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조종사 훈련과정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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