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조명시스템
위치 상관없이 채광 …대낮 전기조명 대체
“태양광을 그대로 끌어다가 어두운 실내를 밝힌다.”
일본 시가현 오쓰시의 한 회사원이 7년 전 개발해 자택에 설치한, 태양광을 끌어다 쓰는 조명장치가 수천여 채의 주택과 공장 등으로 계속 확산돼 가고 있다.
3일 <아사히신문> 보도를 보면, 이 조명장치는 먼저 건물의 지붕에 곡면 반사경을 설치해 태양광을 모은다. 이어 태양광을 특수거울로 가공처리한 튜브를 통해 실내로 끌어들인 뒤, 빛을 퍼지게 하는 특수 커버를 활용해 실내를 골고루 밝히는 구조로 돼 있다.
장치를 개발한 회사원 모리구치 쇼지(53)는 2004년 자택 부엌에 이를 처음 설치했다. 집이 북향이어서 낮에도 전등을 켜야만 신문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어두웠던 게 불편해서였다. 그는 지금까지 조명장치를 한번도 수리하지 않은 채 그대로 쓰고 있다. 모리구치는 “비오는 날도 전등을 켜는 것보다 환하다”고 설명했다.
태양이 없는 밤에는 소용이 없지만, 낮에는 전기를 전혀 쓸 필요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당연히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또 자외선을 97% 이상 차단하고, 태양의 위치에 관계없이 실내에 골고루 빛을 비출 수 있다는 점에서 창보다 낫다.
이 조명장치는 오쓰시의 전기용품점 이노쇼에서 2004년부터 주택용으로, 2007년부터는 공장용으로도 판매하고 있다. 설치비는 실내 넓이 13㎡에 약 25만엔(약 370만원) 가량이다. 화장품 회사 시세이도가 지난해 5월 4200㎡의 공장에 82대를 설치하는 등 이 조명장치는 각지로 퍼져, 지금까지 주택용으로 모두 2500대, 공장용으로 700대가 설치됐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전력난이 부각된 뒤에는 기업을 중심으로 설치 문의가 그 전 월 20여건에서 60여건으로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