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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엔화 초강세 시대, 두달만에 또 최고치 경신

등록 2011-10-23 20:47

장기화하는 ‘엔화 가치’ 상승
유럽 재정위기 해결·미국 추가 양적완화에 기대 커진 탓
고금리·저위험 엔화에 투자…원화도 100엔당 1500원 안팎
일 “투기 조짐, 조처취할 것” 불구 실효성 낮아 시장 ‘실망’
지난 21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장중 한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인 달러당 75.78엔까지 상승(엔-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지난 8월19일의 최고치 기록(달러당 75.95엔)을 두 달여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장 끝에 76엔대로 다시 회복하긴 했지만, 엔화강세가 좀 더 이어지면서 ‘초엔강세’ 시대가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엔화 강세는 올 들어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8월 중순 이후 엔화 가치는 달러당 76~77엔대에 안착한 뒤 사상 최고치를 계속 넘보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이번주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자, 21일 뉴욕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엔을 사려는 움직임이 급격해졌다.

미국이 경기악화를 막기 위해 또다시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도 엔 매수세를 키웠다. 미국이 양적완화에 나서면 장기금리가 하락해, 실질금리가 높고 위험 프리미엄이 적은 엔화표시 일본 국채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게 된다.

일본 정부는 엔화 초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즈미 준 재무상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엔화의 공격적 매입은) 투기적인 거래 움직임이 명백하다”며 “지진피해로부터의 복구·재건에 걸림돌이 될 지도 모르는만큼, 단호한 조처를 취할 때가 되면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난 8월4일 하루 개입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4조5000억엔(약 63조원)의 엔화 매도를 단행했다. 그러나 효과는 겨우 이틀밖에 가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에 부정적이어서, 3·11 대지진 직후 긴급상황에서 취한 것과 같은 협조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일본은 21일 중소기업 지원 등을 뼈대로 한 2조엔 규모의 엔강세 대책을 발표했으나, 시장의 실망감만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환시장 분석가들은 추가로 엔화강세가 진행될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 무엇보다 미국경제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부각되고 있는 까닭이다. 시마미네 요시키요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안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화강세로 국내 생산의 채산성이 나빠져 국외 생산을 계속 늘리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이런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본 기업과 수출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은 엔강세 특수를 당분간 더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엔 환율은 10월 들어 100엔당 1500원을 넘기다, 21일 현재 1482원으로 조금 낮아져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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