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유럽금융안정화기구 대표에 채권매입 의사 전달
유럽금융안정화기구(EFSF)가 발행한 채권을 가장 많이 사들인 일본이 앞으로도 기금이 발행하는 채권을 계속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기금 확대를 위한 유럽국가들의 지원 요청에 대해 중국이 딱부러진 대답을 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일본이 유럽의 지원자 구실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마사오 다케히코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31일 오전 일본을 방문한 이 기구의 클라우스 레글링 최고경영자를 만나, 앞으로도 일본이 채권을 계속 매입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일본은 유럽연합 정상들이 기금을 확충하는 방안을 발표했을 때부터 이같은 방침을 분명히 해왔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지난 2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와 한 인터뷰에서 “유럽 문제는 (일본에) 딴 나라 얘기가 아니다. 아시아와 세계경제에 파급되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본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공헌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유럽금융안정화기구가 지금까지 3차례 발행한 130억 유로의 채권 가운데 20%인 27억 유로어치를 사들였다. 신용등급이 최상(AAA)이고 금리도 일본 국채의 3배에 가까운 연 2.89%(1차 발행 채권)나 돼 투자매력도 괜찮았던 까닭이다.
그러나 이날 일본 정부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만들기로 합의한 특수목적투자기구(SPIV)에도 투자할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유럽연합은 채권 발행과 별도로 일종의 펀드인 특수목적기구를 통해 신흥국 등의 자금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레글링은 일본 방문에 앞서 지난 28일부터 중국을 방문해 기금 확충 지원을 요청했으나, 중국은 딱부러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는 유로권 구제계획에 대해 유럽이 더 상세한 설명을 할 때까지는 지원 여부에 대한 결정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30일 보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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