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외지로 대거 피난
사립 유치원 지원 70% 급감
사립 유치원 지원 70% 급감
방사능 수치가 높은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학부모들이 어린이들을 외지로 대거 피난시키면서, 현내의 유치원들이 내년도 입학생을 제대로 모집하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시 23개 시립유치원이 10월 초 내년 입학생을 모집한 결과 1차 모집에서 정원 660명에 지원자가 398명에 머물렀다고 <아사히신문>이 1일 보도했다. 지난해에 견줘 지원자가 24%나 줄어든 것이다. 시는 21일과 24일 입학생을 2차 모집했으나 겨우 13명 늘었을 뿐이다.
사립유치원의 경우는 더 심하다. 후쿠시마시의 20개 사립유치원이 지난 9월에 연 육아포럼에서는 각급 유치원이 부스를 설치해 유치원별 특징 등을 설명했는데, 해마다 650명가량 방문하던 방문객이 올해는 200명으로 줄었다. 후쿠시마현 사립유치원협회 쪽은 “내년 봄 입학 신청도 예년의 3분의 1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고리야마시의 한 사립유치원은 10월1일부터 내년 입학생 모집을 시작했는데, 예년 같으면 몇 시간 만에 정원을 채웠으나 올해는 14일까지 정원 70명 가운데 40명만이 지원했다. 후쿠시마시와 고리야마시는 후쿠시마현 도시 가운데 공간 방사선량이 매우 높은 대표적인 도시다. 후쿠시마현 사립유치원협회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 4월에 유치원에 입학한 현내 1만9193명의 원아 가운데 9월1일까지 18%에 이르는 3436명이 퇴원 또는 휴원했다. 시 당국자는 “학부모들이 어린이들을 다른 지역으로 피난시키거나, 자택보육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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